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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도 경쟁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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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1일 서울대 초청 강좌에서 "한국에서 세계적인 대학이 나오지 않는 것은 경쟁이 없기 때문"이라며 교수 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도연 전 서울대 공대 학장은 "대학교에도 시장 마인드가 필요하며 전반적 경쟁체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 없는 교수 사회 풍토에 대해 자성의 쓴소리를 한 것이다. 세계 상위권 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해 교수들이 시대의 변화와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더욱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고 본다.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바로 교수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지적들이다. 교수가 잘 가르치고 연구 성과가 높아야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우리 대학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보면 왜 교수들이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중국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 대학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가 조사대상 500개대 중 160위로 평가됐다. 연세대와 KAIST는 203∼304위권, 고려대와 포스텍, 성균관대는 305∼401위권, 한양대와 부산대가 402∼508위권에 머물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학술지 발표 과학논문 수는 서울대가 3천635편을 발표해 세계 32위를 기록했고, 연세대 1천857편(106위), 성균관대 1천566편(146위), 고려대 1천539편(153위), KAIST 1천407편(170위) 등이었다. 영국의 유력 일간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100개 대학 중 서울대만이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63위에 랭크됐다. 한국 대학의 현 주소를 이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대학이 이런 지경에까지 온 이유는 간단하다. 서 총장은 "교수 간의 경쟁이 없으니 대학이 전시행정으로 흐르고 교수로 대학에 들어오기만 하면 대부분 남아 있다"며 "서울대 교수들이 과연 해외에 나가서 얼마나 경쟁을 하냐"고 되물었다. 그는 "교수가 주당 40시간 일하는 걸로는 세계적 대학을 만들 수 없다. 주당 60∼80시간씩 일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대학 당국은 교수들의 연구 및 강의 성과를 엄격하게 평가해 승진ㆍ정년 심사에 반영하고 연봉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교수 사회의 경쟁 기피 풍조와 `철밥통'을 깰 필요가 있다. 공무원 철밥통보다도 교수 철밥통이 더하다는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서울대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총장직을 외부 인사에 개방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할 것이다. 2010년 차기 총장 선거 때부터 서울대 교수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도 능력만 있으면 총장이 될 수 있게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서울대의 `순혈주의'로 인한 폐쇄성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대학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총장이 참신성과 경쟁력으로 무장한다면 교수와 학생에게 경쟁심을 불어넣을 수 있다. 문을 꼭 닫고 벌이는 `그네들만의 경쟁'으로는 실력만이 통하는 국제 무대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내년 5월부터 대학정보공시제가 시행되면 대학 또는 교수의 연구 수준, 신입생 충원율과 학생의 중도 포기율, 취업률 등과 같은 `민감한 내용'이 거의 모두 공개된다. 초중등 학생 수가 점차 줄고 있는 추세에서 대학, 특히 총장과 교수가 노력하지 않으면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 과거의 명성과 역사만으로 대학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분야별로 특성화돼 있고 세계적 수준의 교수를 많이 확보한 대학을 선호하리라는 것쯤은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 정부의 대학 지원도 `나눠먹기'식보다는 교수의 연구실적 평가 등을 중심으로 차등화함으로써 교수 간, 대학 간 경쟁심을 부추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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