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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리포트 표절 꿈도 꾸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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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서울대에서 ‘부모교육’이라는 수업을 맡은 박혜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기말 과제물로 ‘자서전 쓰기’를 냈다. 박 교수가 이런 과제물을 낸 이유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자라온 과정을 솔직하게 되돌아 보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리포트 표절’을 막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박 교수는 “다른 사람의 책이나 지식을 베껴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며 “자기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 학문적으로 도움이 되고 학생들의 반응도 예상외로 좋다”고 말했다.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의 표절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아예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과제물을 작성토록 하거나 인터뷰 내용을 녹음해서 제출하라는 과제도 등장한다.

정옥자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도 ‘한국사 세미나’ 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기록하라’는 과제를 주었다. 박희동(27·국사학과 4년)씨는 “어떤 과제보다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나를 돌아보는 동시에 역사 서술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표절을 막기 위해 아예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자료를 과제로 내는 교수도 있다. 임홍배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문학과 사회’ 수업에서 ‘정직한 법관(괴테)’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카프카)’ ‘짝짓기(헤르만 헤세)’ 등 국내 소개되지 않은 소설을 직접 번역하는 과제를 냈다. 최정필(22·인문계열 2년)씨는 “번역본을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어 직접 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과제물을 아예 손으로 쓰게 하거나 녹음해서 제출토록 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고려대에서 ‘판소리의 이해’ 수업을 진행하는 최난경·강충룡 교수는 판소리를 듣고 감상문을 직접 써서 내도록 했다. 서울대 ‘과학사 개론’ 수강생들은 ‘새로운 과학기술에 대한 적응과정’을 인터뷰해서 제출했다.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교수들이 과제물 출제부터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표절을 막을 뿐 아니라 바람직한 학문 풍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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