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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단장 출신 총장, 기업가적 대학으로 혁신 드라이브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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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단장 출신 총장이 대학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동안 상아탑에 갇혀 있던 대학이 기업과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실사구시’를 표방하는 ‘기업가적 대학’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3년간 취임한 대학 총장들의 이력을 보면 단연 산학협력단장이나 연구처장 출신 총장들이 눈에 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산단장이나 연구처장 출신 총장이 취임한 대학만 10여 개가 훌쩍 넘는다. 이들 대학은 산단장 출신 총장이 취임한 후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이 등록금 동결로 재정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기술사업화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진단한다.

■ 전국 대학에서 산단장 출신 총장 증가 추세 = 산학협력단장 출신 총장들이 증가하기 시작한 건 2019년 무렵 부터다. 한양대 ERICA 캠퍼스에 20년 이상 몸담으며 한양대의 산학협력부문 위상을 현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김우승 총장이 시작점이다. 김우승 총장은 1991년부터 한양대 ERICA 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로 몸담았으며 산학협력단 단장, 부총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9년 2월 한양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산단장 출신 총장 흐름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 뒤를 이은 건 임홍재 국민대 총장이었다. 지난 2019년 9월 취임한 임홍재 총장 역시 ‘산학협력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기업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대의 실질적인 산학협력 활성화에 앞장서왔다. 임 총장 또한 1992년 국민대 기계설계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후 산학협력단장·교무처장·대학원장·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19년 11월 취임한 이동훈 서울과기대 총장 역시 연구산학부총장, 산학협력단장, LINC사업단장 등 산·학 협력과 관련된 보직 수행을 약 10년 동안 수행한 산학협력 전문가다. 이 총장은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교육을 통해 산업체에서 필요한 최적화된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지난해 취임한 홍성태 상명대 총장과 임영문 대진대 총장, 올해 1월 취임한 김종헌 광운대 총장도 역시 산단장을 역임했다.

지역 대학에서도 산단장 출신 총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먼저 2019년 1월 전북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동원 총장도 산단장을 역임했다. 김 총장은 국가 예산과 지자체 예산 등 270억 원을 확보해 ‘산학융합플라자’를 만들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5월 취임한 권순태 안동대 총장도 산단장 출신이다. 권 총장은 1993년 안동대 교수로 부임한 뒤, ACE사업추진단팀장, 산학협력단장, LINC+사업단장, 경상북도지역대학산학협력단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을 이끌고 있는 홍원화 경북대 총장도 산단장 출신이다. 2020년 10월 경북대 총장으로 취임한 홍 총장은 산학연구처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도 서울대 재임 시절 산학협력단장과 연구처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곽호상 금오공대 총장과 올해 2월 취임한 박진배 전주대 총장도 모두 산단장 출신이다.

■ 산단장 출신 총장, ‘상아탑’ 넘어 ‘기업가적 대학’ 만든다 = 산단장 출신 총장들이 이끄는 대학은 상아탑을 넘어 산업현장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기업가적 대학’으로 산학협력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산학협력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산학협력의 이상적 모델로 제시한 대학은 한양대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지난 2019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먼저 찾아오는 ‘멤버십 산학협력 R&D센터(IUCC)’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구상은 현실이 됐다. IUCC는 기업이 특정 연구에 대한 조언을 받고자 요금을 지불하고 대학은 해당 연구를 진행해 상생하는 시스템이다. 기업이 진행하기 어려운 장기적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해당 분야 전문교수들은 기업에서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기업과 결과물을 공유한다.

국민대도 임홍재 총장 주도 하에 활발한 산학협력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임 총장은 “국민대는 기술지원연구에 아주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대는 2018년 전국 대학 기술이전 수입료 1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이공계 비중이 40%도 되지 않는 국민대가 지난해 산학협력 수익 분야에서도 전국 대학 중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진배 총장이 올해 2월부터 이끌고 있는 전주대도 주목할 만하다. 박 총장은 연세대에서 연구처장과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고 교육부 산학협력지주회사 설립인가자문위원회 위원장, 한국대학기술이전협회와 전국대학교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서울특별시 산학협력포럼 회장직을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박 총장은 “미래의 산학협력은 기존의 영역뿐 아니라 대학의 기술사업화 역량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전주대는 2019년 9월에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했고 현재 17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80개 대학 기술지주회사 중 매출 18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 전문가 “새로운 수익 창구 확보와 변화에 대한 요구 반영” = 전문가들은 이처럼 산단장 출신 총장이 증가하는 배경에 대해 새로운 수익 창구 확보와 대학의 변화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

송창선 전국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회장(건국대 산학협력단장)은 “등록금 동결로 대학이 수익을 내기 어렵고 재정지원사업도 한계가 있는 현실에서 연구중심과 기술사업화로 활로를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와 기술사업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본 산단장들이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신동석 동명대 LINC3.0사업단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신 단장은 “개인적 생각이지만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지다 보니 산단의 기술사업화를 통해 재정확충을 모색해보려는 시도들로 연결이 되는 것”이라며 “정부 국책사업 수주를 산단장들이 해온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상오 전국LINC3.0사업단장협의회 초대 회장(단국대 교수)도 “지역소멸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지역 대학과 기업, 지역사회, 지방정부가 협업해 공생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사회, 기업과의 협업이 대학 정책의 핵심이 됐고 학교의 생존전략이 되면서 산단장들이 학교의 미래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 법인인 산학협력단을 운영해본 경험이 대학 운영에 도움이 될 거라는 진단도 제시됐다. 대구대 13대 총장에 입후보한 윤재웅 기계공학부 교수도 2016년부터 약 3년간 산학협력단장과 연구처장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경영 도전에 나섰다. 윤 교수는 “독립 법인인 산학협력단에서는 대학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이 똑같이 일어난다”며 “인사부터 시작해서 총무, 외부자금 유치 등의 경험뿐만 아니라 산단장들이 기술이전을 통해 지역기업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한 경험들이 대학의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짚었다.

장혜승 기자 zzang@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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