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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지금 대교협 종합감사 하겠다는 교육부와 엉뚱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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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7대 난제중 ‘리만의 가설(Riemann Hypothesis)’은 150년간 많은 수학자들을 도전하게 만들었고, 또는 좌절하게 만든 악명 높은 난제중의 난제다. 최근 교육부 관계자로부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를 감사할 계획이라고 전해 들은 뒤, 순간 악명의 난제 ‘리만의 가설’이 떠올려 졌다면 정말 믿을까. 뜬금없이 지금 교육부가 대교협을 감사하겠다고 하는 지, 골똘히 생각해도 ‘리만의 가설’처럼 좀 처럼 풀리지 않았다.

며칠 뒤 확인결과 교육부가 오는 16~24일까지 1주일간 대교협 정기감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요즘 ‘대교협’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건 지난 주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에서 자진사퇴한 전 대교협 회장 김인철 씨이다. 후보자 지명 이후 21일간 비도덕적, 비교육적 행위의 릴레이 행진은 ‘대교협’이라는 명칭을 많은 사람들에게 부정적으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같이 피감자인 대교협 입장에서는 회장출신이 너덜너덜 해지다시피해 어떤 때보다 예민한 시기임에 틀림없는데 굳이 정기감사를 이 시점에 실시하겠다고 덤비는 교육부 결정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을 것이다. 약간의 취재와 기자의 엉뚱한 상상력 말고는 ‘리만의 가설 같은 이 시기 교육부의 대교협 감사’를 풀어낼 길이 없었다. 상상력은 ‘정무적 성격’이 다분한 감사라는데 도달했다.

‘정무적 성격’을 풀어 설명하자면 첫 번째, ‘교육부의 책임없음 입증 감사’라고나 할까. 대교협 회장을 최종 승인하는 것은 교육부이지만, 대교협 자체적으로 선임한 회장을 교육부는 형식적으로 승인만 한다는 것을 제발 알아달라는 호소 말이다. 정무적 감사를 떠올린 엉뚱한 상상력은 당선인의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 조각인선 기자브리핑에 서 출발한다.

후보자 지명배경이 겸연쩍어진 우리들

지난 4월 13일 윤석열 당선인은 장관후보자 지명 조각인선 기자브리핑에서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 지명 이유로 “대교협 회장으로 한국 교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들춰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고, 획일화된 교육정책으로 한계에 봉착한 교육부에 대해 개혁적 목소리를 낸 교육자”라며 “교육부 개혁과 고등교육의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세대에게 공정한 교육의 기회와 교육의 다양성을 설계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당선인의 그럴듯한 조각인선 설명 21일이 흐른 후 이른 오전, 김인철 후보자는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장관후보자 지명을 받은 이후 당선인의 지명배경에 부합하는 소식은 눈꼽만치도 나오질 않고, 연일 터지는 비리의혹과 총장으로서 비상식적인 행동에 당사자인 김인철 씨는 "대교협 회장으로 한국 교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들춰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다는 당선인의 20여일 전, 낯부끄러운 소갯말이 귓가를 맴맴 돌았지는 않았을까 싶다.

김인철 씨만 그렇게 느꼈을까. 김인철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역임한 대교협 회장임명 최종승인은 교육부장관에게 있다. 혹시, 대교협 회장출신 교육부장관 후보자에게서 온갖 비리의혹 행각이 연일 드러나는 모습을 본 교육부 심정은 어땠을까. 비리의혹 투성이 전 대교협 회장 승인여부를 교육부가 쥐고 있다보니 괜시리 ‘자기 발이 저릴 수도 있었겠다’는 일종의 ‘자격지심’이 들지는 않았을까.

김 후보자를 멋드러지게 소개했는데 너무 다른 모습이 드러나 겸연쩍어진 당선인에 대한 배려 내지는 교육부가 새 정부 들어섰는데 보다 알아서 잘 하겠다, 그러니 노여움을 풀고 어여쁘게 봐달라는 ‘교육부 분발노력 다짐 감사’를 교육부내 생물같은 정치성향 인사들이 서둘러 기획한 것은 아닌가하는 상상이 대교협 감사를 굳이 이 맘 때 해야하는 두 번째 엉뚱한 상상이다.

아니면, 당선인의 대통령실에 들어갈 최측근들의 ‘행정부처 길들이기’는 아닐까 하는 옛 권력들의 행태가 떠올랐다. 과거 독재권력은 딱 이런 상황에서는 각하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 부정축재 반사회적 경제사범으로 몰아 교육부가 대교협을 감사로 1차 쑥밭을 내고, 이어 검찰이 2차 폭격을 한다. 이 같은 모습이 교육부가 이 시기에 대교협을 감사한다는 소식에 왜 오버랩이 됐는지는 기자도 모르겠다. 검찰이라하면 음모, 공작, 거래부터 떠 올려지는 안 좋은 기억이 현 정부에서 주요요직 검찰출신 포진이라는 뉴스에 알레르기 민감성 피부처럼 다시 벌겋게 부풀러 오른 건 아닐까.

김인철 책임 90%, 부실검증 책임 10%

교육부 관계자는 본지 U’s Line(유스라인)과 통화에서 “대교협 감사는 10년만에 실시하는 정기 종합감사”라며 “그 이상의 해석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숨 돌리고 해도 괜찮았을 텐데 굳이 꼭 지금…”라는 기자의 질문에 “보통 3월에 대교협 종합감사를 실시했는데 여러 이유로 늦어져 더 지체하지 않기 위해 일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는‘공정’과 ‘상식’이다. 상투적인 표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설령 상투적일지라도 권력을 쥔 집단의 노력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교육부의 이 맘 때 대교협 종합감사’에서 새로운 정권의 행정부처중 하나인 교육부가 '공정'과 '상식'에 어울리는 행정을 하지 않고, 정무적 판단이나 해대는 교육부로 머물러 있다면 도덕과 교육적 마인드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고등교육기관에 평생 몸담았지만 자신만을 위한, 내 가족만을 위한, 돈으로 많은 가치를 엿 바꿔 먹은 김인철 씨와 다를 바가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김인철 씨의 낙마는 인수위내 검증팀의 부실검증이 전체 책임의 10%, 김인철 씨의 비도덕적, 비교육적, 반공동체적 생활과 그 삶에 푹 잠겨 나중엔 사리분별도 하지 못한 사회적 균형의 상실이 90%이다. 무생물인 한국외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또한 교육부에 물을 책임이 별로 없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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