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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과 교수 충원, 본부 허가받아야… 교수사회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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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그간 각 학과가 자율적으로 진행했던 교수 충원 절차를 본부가 관리하도록 정원 배정 제도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내에서는 이 같은 방침으로 인해 학과 간 과열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시간이 갈수록 소규모 학과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 뻔하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는 지난해 12월 '전임교원 정원 배정 및 충원제도 관리 개선안'을 마련하고 올해 1월부터 시행했다.

서울대의 교수 정원은 크게 '대학 정원'과 '본부 정원'으로 나뉜다.

소위 '학과 정원'으로 불리는 대학 정원은 각 학과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정원으로, 일정한 숫자로 유지돼왔다. 본부 정원은 본부가 별도로 관리하다 각 학과의 특수한 사정에 따라 분배할 수 있는 정원이다.

이번 개선안은 대학 정원과 본부 정원 모두에 적용되는데, 각 학과의 교수 정원에 결원이 발생하면 우선 본부가 해당 정원을 회수한 뒤 재충원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단과대는 정년퇴임 등으로 소속 학과의 대학 정원에 결원이 생기면 '충원 요청서'를 작성해 본부에 제출한 뒤 본부의 허가를 받아야 교수를 신규 임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대학 정원에 결원이 발생한 학과가 자율적으로 교수를 충원했지만, 이제 본부의 검토 결과에 따라 다른 학과로 정원이 넘어갈 수도 있다.

또 그간 개별 학과의 요청에 따라 총장이 분배해왔던 본부 정원도 단과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본부가 배정하게 됐다.

본부 정원을 얻으려는 학과가 소속 단과대에 발전계획서를 제출하면 단과대는 인사위를 통해 소속 학과들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본부에 정원 배정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한 단과대에 속한 여러 학과가 제한된 교수 정원을 두고 소모적인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총 교수 정원이 제한돼 있으므로 특정 학과가 정원을 요구하는 만큼 다른 학과는 정원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각 학과는 최대한 많은 정원 배정을 신청하는 동시에 다른 학과의 정원 요청은 무조건 반대하고 나설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각 학과의 교수 충원을 본부의 허가에 따라 실시하게 되면 학문의 자율성이 훼손되고 특히 인문·사회 등 기초 학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최근 열린 한 단과대 인사위원회에서 A 학과가 퇴임과 전출 등을 이유로 다수의 교수 정원을 신청하자 다른 학과의 교수들이 '독점'이라며 반발했다.

또 다른 단과대는 최근 교수 5명을 충원할 계획이었으나 본부가 2명까지만 뽑도록 통보해 몇몇 학과의 교수 충원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기존에 대학 정원과 본부 정원을 구분했던 것은 학문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각 학문 분과의 본원적 가치를 존중하려는 의미였다"며 "이를 무시하고 본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다가 자칫 비인기·기초 학문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은 결국 학과 간 갈등뿐 아니라 단과대 간 경쟁을 촉발해 학문 분과 간 서열화와 위계화를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며 "제도 변경과 시행 과정에서 학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졸속 처리한 것도 아쉬운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단과대에서 교수 충원 계획서를 제출하면 본부에서 그대로 시행했지만, 이제는 그 당위성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것"이라며 "산발적이었던 교수 충원 관련 제도를 체계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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