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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 살길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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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으로부터 시작되는 매화의 꽃소식이 들려오는 신춘이다. 그러나 남녘의 꽃소식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수시와 정시로 채워지지 않은 신입생을 찾아 나서야 하는 고통의 시간들이 지역대학 입학담당자들 앞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초 개강 직전까지 지역대학들은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등록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일 종로학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학년도 전국 대학 입학자의 최종등록률(정원 내·외 포함)은 93.1%로 전년도(96.9%)에 비해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 수시등록률(82.6%)과 정시등록률(76.4%) 모두 하락하면서, 추가모집 인원도 전년도보다 3배나 많은 3만 6,428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대학의 최종등록률이 98.9%로 가장 높았고, 인천(97.6%), 경기(96.6%)가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에서는 세종(96.3%)이 가장 높았고, 대구(96.1%), 광주(95.3%), 울산(93.6%)도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그러나 부산(91.1%)을 비롯해 대전(92.7%), 충남(93.0%), 충북(90.7%)이 90%대를 약간 넘겼고, 경남지역 대학은 83.2%로 경북(84.9%), 제주(83.6%)보다 낮은 전국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 수치를 보면 봄꽃이 피는 남녘 지역부터 대학의 존립이 위협받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적으로 최종등록률이 50%에 못 미치는 대학도 13곳이나 됐다.

이처럼 2021학년도 신입생 최종등록률이 저조했던 이유는 일차적으로 수험생인 고3 학생이 43만여 명으로 전년도(50만여 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고3 재학생이 44만여 명으로 다소 늘었고 수능 응시자도 51만 명으로 전년도(49만여 명)보다 증가해 올해 대학 신입생 최종등록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부터 고3 재학생 수가 다시 줄면서 내년도 대학 등록률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대학 신입생 등록률 감소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대학이 생존해 나갈 길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학령인구의 감소를 뻔히 알면서, 대학정원을 줄이는 데 소극적이었던 교육부나 대학을 지금 와서 탓해보았자 아무 의미가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역대학들은 재정 압박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정원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정원을 줄인다고 해서 지역대학의 현안이 모두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자구책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지역대학을 혁신해서 강소대학을 만들어야 한다는 귀에 박힌 뻔한 소리에서부터, 지역대학의 평생교육체제로의 전환이나 공영형 사립대학화를 통한 사립대학의 공생구조를 논하기도 한다. 서울 대학을 전국에 10개 정도 만들어야 한다는 특별한 발상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유명 외국대학의 분교를 설치하는 글로컬 대학으로 나아가는 길이 살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가 시도하고 있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을 크게 확대하고, 대학과 지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 기업, 지자체를 아우르는 지산학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의 주장과 제언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수준의 개선으로 전국에 산재한 지역대학들의 근본적인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까?

필자는 조금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기존 대학들끼리의 통합이다. 대학통합은 우선 대학의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으며,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함께 모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통합이 이루어지면 대학 경쟁력의 토대가 되는 교수 인원이 늘어나며, 중복학과를 통폐합함으로써 정원을 합리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다. 뿐만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고 지역 산업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학과를 개설할 수 있는 여력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선은 한 지역에 산재해 있는 국립대학의 통합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4개의 국립대학이 있다. 그리고 부•울•경을 메가시티로 묶어 지역 분권화하면 이 지역에는 7개의 국립대학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국립대학 대통합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가칭 부울경 대학으로 통합하되 기존의 캠퍼스는 제1,2,3 캠퍼스 형태로 활용하면 된다. 이는 어쩌면 메아리 없는 비현실적 대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전국에 10개의 서울대를 만드는 일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상일 수 있다. 동남권 국립대학의 통합을 통해 부•울•경 전체 지역과 대학이 협력체제를 구축하면서 지역 산업을 이끌어 나갈 우수한 인재를 키워낸다면 부•울•경 메가시티를 제대로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 지역의 발전을 주도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한국사회를 재편할 수 있는 단초도 마련할 수 있다.

이의 실현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7개 대학이 각각 특성화된 하나의 대학으로 규모와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면 동남권에 위치한, 가칭 부울경 대학은 세계 유수의 대학과도 경쟁할 수 있는 질적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럴 때 명실공히 지역대학의 존재의미가 새롭게 생성될 수 있을 것이다. 사립대학 역시 마찬가지이다. 설립 주체가 각기 다른 사립대학들이 통합을 이룬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통합이 힘들다면,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를 공동으로 키운다는 의미에서 실질적인 통합에 가까운 연대를 형성해서 사립대학을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스스로 지역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대학 자체에만 맡겨서는 그 어떤 자발적 통합도 기대하기 힘들다.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학통합을 위한 의사 결정구조를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이 위원회 구성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의 문제를 대학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지역대학 자체에만 맡겨놓기엔 상황의 엄중함을 넘어 이미 어떤 진척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 되어버렸다. 지역대학은 이제 그 지역에서 살고 있는, 지역대학과 연관된 모든 이들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나누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위기에 처한 지역대학이 회생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남송우 논설고문/부경대 명예교수·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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