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뉴스

등록금 동결정책 풀어야... 정부재정지원 대학공공성 높여야
  • 공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인쇄
  • 즐겨찾기

한국교육개발원 VS 대학교육연구소, 각기 다른 대학적자운영해법 내놔



올해 등록금 인상여부를 놓고 각 대학마다 등록금심의위원회 개최가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4년제 사립대학 74%가 적자운영 상태에 놓여 있으며 결손액 규모는 약 2750억원, 전문대의 경우 운영수지 적자운영 대학이 약 72%를 차지하고 있어 등록금 동결을 풀어야 한다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연구보고(2018년 기준)에 민간운영 교육연구기관인 대학교육연구소가 등록금 인상은 해법이 아니고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으로 공공성을 높여야 한다는 반론을 펴 양 기관의 입장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적자운영에 ‘등록금 동결’이 적잖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등록금 동결 유도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법적으로 대학은 등록금 인상 한도내 인상이 가능하지만, 정책적으로 인상이 억제된 측면이 있어 법적기준이 준수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차원에서 대학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과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학들의 혁신노력이 뚜렷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미흡한 실정”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로 대학설립운영규정 등에서 교사·교지 등에 대한 경직된 기준을 아직도 제시해 온라인 교육체제 구축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규정이 유연하게 개선되면 대학 운영방식의 변화가 가능해지고 재정운용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며 “대학설립운영규정 등에 대한 개선요구는 재정운용 측면에서 비용절감 효과도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대학혁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분석으로는 일반대학 운영수지가 적자인 대학이 2012년 44개에서 2015년 89개, 2018년 105개로 증가했다. 분석대상인 일반대학 141곳 중 약 74%가 적자를 겪고 있다. 또한, 전문대의 결손액 규모도 매년 증가세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흑자를 기록했던 전문대는 2015년부터 적자로 바뀌었다. 전문대학의 결손액 규모는 2015년 237억원, 2016년 764억원, 2017년 844억원, 2018년 887억원에 이른다.

4년제 대학 결손액은 중규모 대학이 약 3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규모 대학의 결손액은 약 21억원, 소규모 대학은 약 5억7000만원 수준이며 권역별로는 ▲충청권 대학의 결손액이 약 3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호남·제주 약 28억원 ▲대구·경북·강원 약 25억원 ▲부산·울산·경남 약 21억원 ▲수도권 약 8억원 순이다.

전문대의 결손액을 살펴보면 대규모 대학이 약 1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규모 대학이 약 9억원, 소규모 대학이 약 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충청·강원권 대학의 대학당 결손액이 약 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도권 약 10억원 ▲부산·울산·경남 약 8억8000만원 ▲호남·제주 약 3억7000만원 ▲대구·경북 약 1억원 순이다.

현재 대학은 매년 정부가 발표하는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에 근거해 등록금을 자율 책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Ⅱ유형 참여 불가능 등 관련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들은 등록금을 동결해왔다.

대학교육연구소 "등록금인상 보다 정부 지원 확대로 사립대 재정난 풀어야"

반면, 이같은 상황을 대학교육연구소는 한국교육개발원이 밝힌 ‘적자대학’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보니 ‘적자대학’늘어난 시점과 정부의 등록금 동결정책 추진시점이 궤를 같이 하는데, 2012년 ‘흑자’였다가 2018년 ‘적자’로 돌아선 67개 일반대학들의 수입총액은 3% 증가한 반면 운영비용은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장학금으로 정부지원이 크게 늘었음에도 수입총액이 3%밖에 늘어나지 않은 것은 등록금수입, 전입금, 기부금수입이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운영비용이 15% 증가한 것은 국가장학금에 따른 장학금지출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보수, 관리운영비 지출이 모두 늘었던 요인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임금 및 물가인상에 따른 자연증가분만 감안해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수입의 증가가 지출의 증가를 쫓아가지 못했다는 근거로 한국교육개발원은 ‘적자 대학’이라고 표현했다. 대학이 주요수입원으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국교육개발원의 적자대학 분석에 대한 대학교육연구소의 분석을 살펴볼 의미가 있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적자대학’ 107교 중 72개 대학(67%)은 쌓아둔 적립금에서 ‘꺼내 쓴 돈’이 ‘쌓아둔(적립한) 돈’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대상 대학수의 차이로 교육개발원에서 말한 '적자'대학수(105교)와 다소 차이가 있음).

예전에는 많은 사립대가 등록금을 잔뜩 올리고 뻥튀기 예산편성으로 남은 예산을 적립하는 행태가 사립대 재정운영 관행이 된 기간이 짧지 않다. 학생들은 과다한 이월적립금 축적을 비판하면서 학생들의 교육에 돈을 쓰라고 요구해왔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이제 대학들이 그 돈을 꺼내 쓰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상기 <표>를 보면, 2012년 이후 4년제 사립대학의 누적적립금과 이월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2년 대비 2018년 누적적립금은 2.7%(2,156억 원), 이월금은 43.7%(4935억 원)가 줄었다. 등록금수입 감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긴 변화라 해도 어찌됐든 과도하게 이월적립금을 쌓아오던 사학들의 행태가 등록금 동결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고 대학교육연구소측은 분석했다.

한국교육개발원도 밝혔듯이 ‘적자’가 시작된 2016년 이전까지 사립대는 ‘흑자’였다. ‘흑자’는 ‘적자’의 반대 개념으로 수입(등록금 및 수강료 수입, 전입 및 기부수입, 교육부대수입, 교육외수입)이 지출(보수, 관리․운영비, 연구학생경비, 교육외비용, 전출금)보다 많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교육 및 연구가 주된 내용인 대학이 ‘적자’라는 사실은 분명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반대로 예산이 남아 ‘흑자’를 기록해왔다는 것도 적지 않은 문제다. 교육 및 연구활동에 추가 지출할 여력이 있음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흑자’ 대학은 ‘남은 돈’을 적립금 축적이나 건물 또는 시설물 신·증축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18년 결산 ‘흑자’대학 1위인 가톨릭대의 누적적립금 증가액은 증가액이 높은 순위로 전국대학 2위(221억 원)며, ‘흑자’대학 2위인 홍익대가 1위(230억 원)이다. 사립대가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대학은 200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축적했다.

2018년 31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고려대는 642억 원을 자산적 지출(토지, 건물, 구축물, 건설가계정)에 투자함으로써 자산적 지출 전국대학 1위를 기록했으며, ‘흑자’대학 4위를 기록한 세종대는 357억 원의 자산적 지출로 전국대학 자산적 지출 3위를 기록했다.

예산이 남았다면 추경예산을 편성해서 교육 및 연구여건 개선을 위해 더 투자할 일인데 이처럼 비용을 줄이고 수입을 늘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적자’, ‘흑자’ 논리를 대학에 적용할 경우 적립금을 과다축적하고 무리하게 자산을 확대하는 대학을 재정운영을 잘 하는 대학으로 평가하는 오류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대학이 적립금을 인출해 사용하더라도 규모가 한정된 만큼 그 한계는 뚜렷하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 적립금 규모도 크지 않은 지방 사립대학이나 전문대학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교육연구소는 고등교육재정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간 대학구성원들은 사립대의 질을 높이고 학생, 학부모의 학비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학의 합리적인 예산편성과 정부의 대학재정지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합리적 예산편성에 관련해서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문제가 과도한 이월적립금 축적이다. 그러나 이월적립금만으로 대학 재정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재정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기한다.

대학교육연구소는 “한국교육개발원은 사립대학 재정운영 개선방안의 최우선적 과제로 ‘등록금 인상제한 조치개선’을 제기했지만 이는 그나마 국가장학금과 정부의 등록금 동결 및 인하정책으로 제어되고 있는 대학등록금 인상문제를 다시 촉발시킬 수 있는 위험한 주장”이라고 제기했다.

또한, 연구소는 “등록금 인상을 허용한다해도 그것이 교육의 질적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도 없다. 오히려 과도한 이월적립금 축적, 자산확대를 위한 과잉지출의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사립대 재정문제는 학생, 학부모의 학비부담을 낮추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확고히 뿌리내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병수 기자 pbs1239@usline.kr

Copyright 유스라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보기
메뉴는 로그인이 필요한 회원전용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