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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기로에 선 대학… 변화될 정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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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모두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해였다. 학령인구 감소와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는 고등교육에도 상흔을 남겼다. 대학가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로 희비가 갈렸고, 지역에서는 신입생 충원율 미달 사태가 현실로 다가왔다. 교육의 대전환을 선언했지만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보다 당장에 직면한 어려움이 해소돼야 한다는 호소가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도 보였다.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책임질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안이 통과됐으며 고등교육 규제 혁신을 위한 단계적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 발 전진할 내년을 기대하며 올해 고등교육계를 달군 이슈와 정책을 짚어봤다.

■ 일반재정지원 대학 발표 희비 엇갈린 대학…추가 지원 논란도= 지난 8월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가 발표됐다. 앞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세미나에서 총장들은 “일반재정지원 대학의 비율을 90%까지 높여달라”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론 73%의 대학만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됐다.

일반대 136개교, 전문대 97개교 등 총 233개교가 참여한 진단에서 52개 대학이 미선정 됐다. 무엇보다 수도권 지역의 성신여대와 인하대, 성공회대를 비롯해 국립대인 군산대가 미선정 대학으로 분류되면서 큰 충격을 줬다.

52개 대학 총장을 비롯해 대교협, 대학노조, 학생들까지 나서서 평가를 담보로 대학의 재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반대하고 나섰다. 52개 대학 총장단은 교육부를 방문해 진단 결과에 대해 항의했다. 대교협은 가결과 발표 직후 “회생 불가능하거나 도덕성을 결여한 일부 한계대학에 국한하자던 대학의 요구와 기대와는 달리 회생 가능성 높은 대학마저 권역별 줄 세우기로 이분법적 처분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대학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국회는 52개 대학 중 일부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했다. 논의 끝에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1210억 규모로 52개 대학 중 27개 대학을 구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예결위와 본회의를 거치면서 추가 지원 예산은 320억, 지원 대학은 13개 대학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교육부가 패자부활전 형식의 또 다른 재평가를 거칠 것임을 예고하면서 대학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 대학 신입생 충원율 충격파= 올해 지역 대학은 위기를 실감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신입생 충원율이 최대 10%P까지 하락하면서다. 반면 서울·경기·인천 지역 대학 모집율은 100%에 근접해 수도권과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우려도 계속됐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2021년도 대학 신입생 등록률’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 경남(85%), 경북(88.1%), 강원(89.2%), 전북(89.3%), 제주(89.4%), 전남(89.6%) 등에 위치한 대학의 평균 충원율이 90%를 넘지 못했다. 특히 일반대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두 90% 이상의 충원율을 기록했던 터라 그 충격은 더더욱 크게 다가왔다.

일반대 전국 평균 충원율이 지난해 98.8%에서 올해 94.9%로 전체적인 대학 충원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서울 0.1%P, 경기 0.6%P, 인천 1.2%P 등 수도권 지역 대학의 평균 충원율 감소폭은 미미한 반면 지역의 충원율이 최대 10.4%P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여파는 수시모집 인원에도 영향을 줬다.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2021년 진단에서 탈락한 대학 중 수시모집 경쟁력이 상승한 대학은 모두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들이었다. 비수도권 소재 12개 대학은 경쟁률이 6대 1이하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대학 평가가 양극화를 가속화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 국가교육위원회 내년 출범…달라질 교육의 모습은= 지난 7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통과했다. 이로써 2002년 대선 공약으로 처음 등장해 수십 년 동안 표류하던 국가교육위원회가 내년 7월 출범하게 됐다.

초당적인 교육 기구를 표방한 국가교육위원회는 정부 주도의 교육 정책이 아닌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토대로 장기적인 교육 정책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가 교육부의 대체재로 내세웠던 것도 국가교육위원회다. 21대 국회에서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면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가교육위원회의 역할을 두고서는 논란이 있다. 교육부와 일정 부분 역할이 중복될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교육부가 밝힌 국가교육위원회의 독자적인 주요 소관 업무는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우선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교육 정책방향, 학제·대입 정책 등 중장기 교육 제도 등을 포함한 10년 단위의 계획이다. 국가교육과정의 기준과 내용 고시, 교육 정책 수립에 따른 상시적 공론화 시스템 등이 국가교육위원회가 맡게 될 역할이다. 교육부는 평생직업교육과 교육부 소관 고등교육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앞두고 여론 형성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달 30일 수도권을 시작으로 충청, 호남, 영남 등 권역을 나눠 권역별 토론회를 개최한다. 향후 토론회 등에서 수렴된 의견을 종합한 시행령은 협의를 거친 뒤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 ‘위드코로나’에 대학 대면활동 기지개…오미크론 확산에 예의주시= 2년 가까이 코로나19로 대학의 활동의 대폭 축소됐지만 2학기부터는 조금씩 대면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021학년도 2학기 대학의 대면활동 단계적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면서 대학생의 학습결손, 사회·정서적 교류 축소 등의 우려 탓에 대학도 대면 활동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여전히 감염의 위험 요소가 남아있긴 하지만 대면 활동 확대는 대학에도 희소식이었다. 우선 2학기 수업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되 전국민 70%가 1차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을 전면 대면활동 시기로 봤다.

지난 10월 정부의 ‘위드코로나’ 정책 기조에 따라 내년부터 대면 수업을 본격 시행키로 했다. 실험·실습·실기 수업은 대면을 원칙으로, 그 외 수업도 방역 하에 가급적 대면 수업을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대학의 출석, 평가 등 학사제도도 이에 맞춰 정상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변수가 됐다. 특히 경희대, 서울대, 한국외대 유학생 등이 대학생 첫 오미크론 감염자로 나타나면서 본격적으로 대면 수업에 나서려던 대학들에 제동이 걸렸다. 당분간 대학들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면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코로나19 확산세를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 규제 완화 기조에 기대 거는 대학들= 고무적인 변화도 보인다. 지난 11월 열린 제8차 사람투자인재양성협의회에서 정부는 대학교육의 유연화를 선언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급격한 기술변화에 대응해 미래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혁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경직된 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교사, 교지,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 등 대학의 4대 요건 완화다. 정부는 대학설립·운영 규정을 전면 개편해 온라인 교육의 비율에 따라 대학이 확보해야 하는 교사와 교지 기준도 유연화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전부터 대학에서 요구해 왔던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로 대학의 혁신과 산업계 수요 반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도권을 포함한 대학원의 정원도 확대한다. 대학 간 학·석사 연계 패스트 트랙을 마련해 AI 등 분야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융합 인재를 확대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1년 과정의 마이크로 석사과정을 지원하고 AI 대학원 연계 등도 함께 추진한다.

그 밖에도 혁신 인재양성 우수대학을 선정해 대학의 유연한 학사제도와 교육혁신 우수사례를 대학 전반으로 확산한다. 산학협력선도대학 내 대학원 수준의 산학협력 강화 등으로 산학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내년 쯤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학에서도 규제 완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지희 기자 eas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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