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뉴스

교육부 예산, 지역에다 넘겨라 …수도권 지원 편중·지역대학 재정위기 해소
  • 공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인쇄
  • 즐겨찾기

학령인구감소로 재정이 악화일로에 놓인 비수도권대학, 지역대학들을 위해 지자체의 대학지원이 크게 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교육부 중앙정부에서 지원은 전국 30위권, 이 중에서도 서울소재 메이저대학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관내 대학의 재정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무현 정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특별법 제정했지만…

중앙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정책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지역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자체의 대학지원이 중요한 이유다. 국가균형발전정책이 추진된 배경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생(內生)적 지역발전이 토대가 돼야 하며, 내생적 지역발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적·인적 자원이 집적돼 있는 지역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은 중앙정부 위주로 이루어져 왔고, 지방자치단체는 배제되거나 부수적 역할만을 수행해왔다. 이에 지역대학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체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관계 법령과 조례, 전담 조직과 인력, 재정적 자원 등을 해소해야 될 내용이 하나, 둘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에 대통령소속 자문기관으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설치하고 2004년에 ‘국가균형발전 특별법(법률 제7061호)’을 제정했다. 같은 법에서는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의 수립,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설치,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의 설치 등을 규정했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2021년 현재 “지역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을 통해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법의 목적은 아직까지 달성되지 못했다.

중앙정부 지원사업, 지역여건 고려 안 돼

이에 대해 민철구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원장은 “사업의 기획단계에서 지역의 현실적 여건과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추진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주도권을 행사한 것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자체가 역할을 하지 못한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비판 등에 따라 2019년 1월 국무회의 심의를 통과한 ‘제4차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의 수립과정에서는 지역상황을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를 처음부터 참여시켰다. 이 계획에서 정부가 내세운 전략은 ‘사람 공간 산업’이다 그중에는 지역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해 지역인재를 양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2014년 11월에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지방대육성법)’에 따라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육성지원 위원회’에서는 2015년 9월에 ‘제1차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안)’을 심의·의결 했다.



그러나 이 계획 역시 기본적으로는 교육부 중심의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지원계획이다. 물론 시도별 ‘지방대학육성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기본계획 수립과정에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 시도별 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재정지원은 철저하게 중앙정부 중심으로 이뤄져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은 각자 결정하도록 계획돼 지방자치단체 재정적 여건에 따라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게 돼 있다.

결국, 국가균형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이 지역상황과 여건을 잘 모르는 중앙정부 중심으로 이뤄지고, 저성장과 양극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 등의 지역현안에 가장 민감한 지방자치단체는 열악한 여건으로 인해 지역대학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 부수적인 역할에 그치는 실정이다.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대학 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우선 외국의 지역대학 지원사례를 살펴보고, 차기 후속기사에서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지역대학 지원현황을 관련 규정, 지원방식, 행정조직과 인력, 예산 및 재원의 측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지역대학 지원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국 연방정부, 주정부 및 지방정부 통해 지역사회 보조금 지원

미국의 지역사회와 대학간의 협력프로그램은 연방정부 주도 프로그램과 대학 주도 프로그램을 뒀다. 우선, 연방주도의 프로그램으로는 연방주택도시개발부(HUD: 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가 주관하는 세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첫째는 대학파트너십기구(OUP: Office of University Partnership)프로그램으로서 소수민족에 대한 교육지원 프로그램이다. 둘째는 지역사회봉사협력센터(COPC: Community Outreach Partnership Center)프로그램으로서 대학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셋째는 지역사회개발보조금(CDBG: Community Development Block Grant)프로그램으로서 연방정부(HUD)가 주정부 및 지방정부를 통해 지역사회에 보조금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비록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하향식 프로그램이지만 지역의 고유한 특색과 여건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며, 많은 영리, 비영리 단체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개별대학의 지역사회 협력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문제 해결,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역사회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사회자본을 형성하고 로컬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컨대 존스 홉킨스 대학(Johns Hopkins University)은 지역사회 교육지원 프로그램, 지역사회 보건문제 해결프로그램, 지역주민 삶의 질 향상 프로그램, 서민구제 기부 프로그램, 지역사회 보안·안전 강화 프로그램 등을 전개하고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은 지역사회인 웨스트 필라델피아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회 파트너십 센터(CCP: Center for Community Partnerships)를 설립하고, 웨스트 필라델피아 파트너십 프로그램과 웨스트 필라델피아 파트너십 지역사회개발조합 프로그램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영국, 지역기업협의회 기업촉진지구 운영…지역내 대학과 연계

영국 연방정부는 지역수준의 개발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구로서 지역개발기구(RDA: Regional Development Agency)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각 부처에 분산돼 있던 지역개발관련 정책을 통합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광역경제권 단위의 지역개발기구가 현실적 경제권 범위와 일치하지 아니하여 지역여건에 부합하는 개발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대두돼 2010년 이후 광역경제권 단위의 지역개발기구에서 지역단위기능을 지역기업협의회(LEP: Local Enterprise Partnership)로 이관했다. 지역기업협의회는 기업촉진지구((Enterprise Zone)를 운영하는 주체로서, 지역내 기업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하며, 지역내 대학과 연계 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촉진지구는 1980년대부터 지정해온 것으로서 일자리 창출, 민간투자, 신규 기업 유치 등에 있어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역발전에 대한 효과는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13년 12월에 대학의 비즈니스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기업촉진지구 조성을 발표했다. 2015년 2월에 11개 대상지역을 선정했다.

대학기업촉진지구는 산학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특별지역으로서, 첨단산업이나 스타트업기업이 입주해 대학의 연구자와 협력하여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기업가정신을 고취할 뿐만 아니라 대학주변지역의 성장도 촉진하게 된다.

대학기업촉진지구의 목적은, 첫째로 대학과 지역기업협의회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둘째로, 창업 인큐베이터의 발전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성장 거점을 마련하며, 셋째로 지역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입지공간을 정책적으로 조성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영국의 고등교육혁신기금(Higher Education Innovation Fund)은 대학의 협력대상을 지역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시민단체 등으로까지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이 기업 및 지역단체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지식을 생산함으로써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일본, ‘대학콘소시엄교토’, ‘대학·도시파트너십협의회’ 구성

일본의 지역사회와 대학간 가장 대표적인 협력사례는 ‘대학콘소시엄교토’이다. 교토시에서는 1990년대 일본 최초로 ‘대학콘소시엄교토’를 만들어 교토학생제전과 같은 활동을 전개했다. 2003년부터 ‘가쿠마치코라보-대학지역연계모델 창조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하나가 교마치야(京町家) 재생운동으로서 교토도심 내부에 건축된 서민을 위한 전통목조건물인 교마치야를 보존, 재생,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1990년대에 실태조사를 시작해 2000년대에는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게 됐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대학이 직접 교마치야를 임대 또는 매수해 캠퍼스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대학간의 협력사업에 대해 야마시타 신이치 교토시대학정책과장은 “교토내 38개 대학 모두가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대학도 발전할 수 있도록 시정부에서 지원하고 대학, 기업과 힘을 합쳐 진행하기 때문에 교토의 경제·문화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더욱 큰 결실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돼 요코하마시에서도 2005년 3월에 관내 30개 대학과 ‘대학·도시파트너십협의회’를 구성했고 시청과 대학에도 각각 전담조직을 설치했다. 우선, 시청에는 ‘대학조정과’를 설치해 지역사회와의 협력업무를 전담하고, 요코하마 시립대는 지역공헌센터, 자원봉사지원실 등을 설치해 다양한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4대 전통 공업도시인 기타큐슈(北九州)에서는 공익재단인 기타큐슈산업학술추진기구(FAIS)를 설립해 대학의 연구성과를 지역에 이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FAIS에는 지역핵심산업인 반도체 및 전자공학, 자동차, 로봇 등을 담당하는 조직을 따로 두고 있다. 지역산업발전에 필요한 기술수요를 파악해 대학에 전달하고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지역산업체에 이전하고 교육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외국 지지체·대학간 협력은 ‘공생’

외국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첫째, 연방정부이든 지방정부이든 대학과의 협력에 있어서 대등한 협력과 신뢰를 중시하는 파트너십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둘째, 지역사회와 대학의 특수성과 개별성에 따라 프로그램의 내용과 운영에 자율성을 중시하고 있다.

셋째, 협력프로그램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과의 협력을 전담하는 상설조직(예: 미국의 지역사회 파트너십 센터, 영국의 지역개발기구 및 지역기업협의회, 일본의 대학·도시 파트너십 협의회 및 시청 대학조정과)을 설치해 중심점을 만들고 있다.

넷째,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은 기존의 기술이전을 중심으로 한 산학협력을 넘어서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지역사회개발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다섯째, 특히 일본에서는 지방자치단체 뿐 아니라 지역대학 내에도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담당하는 지역공헌센터, 자원봉사지원실과 같은 조직을 설치하고 있다. 여섯째, 영국에서는 지역대학 주변지역의 성장을 촉진하고 대학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 주변지역을 대학기업촉진지구로 지정하고 있다.



교육부 재정지원 지자체로 이관해야

지금까지와 같은 교육부 중심의 중앙집권적 추진체제로 ‘지역균형발전과지역인재의 육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교육부가 포뮬러방식으로 전국의 대학을 획일적으로 평가하고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기존의 인프라가 우수한 대학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불균형뿐 아니라 지역내의 불균형도 오히려 심화시킬뿐이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인재의 육성을 위해서는 지역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가 가장 중요하다.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체제는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기존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개입과 관여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중앙정부의 역할을 기본계획의 수립, 지역간 불균형의 조정과 시정, 중앙과 지방간의 네트워크 구축 등에 한정해야 한다.

지역대학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체제는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 또한 직접적인 행·재정적 지원도 교육부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교육부 중심의 자원배분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해야 한다.

다만 지역 내의 불균형에 대한 시정과 경제·생활권역에 대한 고려, 대학간의 적절한 역할분담을 통한 시너지효과의 창출 등을 감안할 때, 지방자치단체의 범위는 광역경제권 내지 광역자치단체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광역수준에서 자체적 지원체제의 구축을 위한 협력거버넌스도 반드시 필요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지역혁신시스템(RIS)’에 대해 지역특성이 반영되지 아니한 획일적 정책, 미흡한 정책 연계, 혁신참여주체간 파트너십의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지방대학 육성방안에서도 지역거버넌스 구축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체제에 있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협력·지원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내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행정적, 재정적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 <자료협조 : 충남대 사회과학연구소>

U's Line 기획특집팀 news@usline.kr

Copyright 유스라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보기
메뉴는 로그인이 필요한 회원전용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