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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위기론 활활, 지역 국립대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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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학 기본역량진단(이하 2021년 진단) 발표 후 정부 재정지원에서 탈락한 대학들이 속출하면서 대학 위기론은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더 이상 지역 국립대도 예외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온다.

대학들은 위기가 한계치에 이르렀다고 토로한다. 학생 수 급감, 등록금 동결, 팬데믹으로 인한 유학생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체감속도는 더욱 가속화됐다. 대학 위기론은 해마다 등장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과 2021년 진단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2021년 진단의 이변 중 하나는 국립대인 군산대의 탈락이었다. 군산대는 이번 진단에서 국립대로는 유일하게 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했다. 가결과 발표 후 군산대는 “정량평가에서 44.273으로 고득점을 얻었지만 정성평가에서는 78%에 해당하는 39.85를 받았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 교육부는 최종 결과에서도 군산대의 이의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5일 곽병선 총장은 정부 재정지원대학에 들지 못했다는 책임을 통감하며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곽 총장은 “최선의 노력을 다 해봤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평가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빨간불 켜진 국립대 신입생 충원율= 전통적으로 국립대는 일종의 안전지대였다. ‘적어도 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세간의 인식이었다. 재단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는 사립대와 다르게 정부라는 안정적이고 탄탄한 지원자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균열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올해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를 통해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유 의원은 지난 5월 ‘2021년도 대학 신입생 등록률 분석’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신입생 등록률은 전년도에 비해 일반대의 경우 4.0%p, 전문대는 9.9%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공립대의 등록률이었다. 국공립대 중에서 등록률이 80%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 1곳을 포함해 90%를 충원하지 못하는 대학이 4곳이나 됐다. 신입생 모집 마감 후 대학들이 밝힌 충원율을 비교해 보면 더욱 심각하다.

원광대는 79.9%, 인제대 79.9%, 가톨릭관동대 73.7%로 인기 학과인 의대와 한의대 등이 있음에도 신입생의 80%를 채우지 못했다. 이들 대학은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이 99% 수준에 다다랐던 대학들이다.

특히 경북지역은 전년도 99.8%의 충원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14.8%p 하락한 84.9%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충원율을 기록했다. 이어 전남이 89.7%였다. 전남 지역 국공립대의 충원율 역시 지난해에는 99.3%였다.

유기홍 의원은 “대학 등록률 분석을 보면 대학의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몇몇 부실대학이나 한계사학만의 문제가 아닌 국공립대를 포함한 전체 대학의 일반화된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의 위기가 몇몇 소규모 사립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학의 자퇴율도 유의미한 지표 중 하나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중도 탈락 학생 수를 보면 2020년 기준 지방 거점국립대의 탈락률은 제주대 5.3%, 경상국립대 4.1%, 전북대 3.8%, 전남대와 충북대가 각각 3.7%로 나타났다. 수도권 소재 대학 평균이 3.6%와 비교해 보면 국립대의 자퇴율은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정부 집중 지원도 옛말… 지원액 상위 10개 대학 중 지역 국립대 2곳 불과= 정부 재정지원 상황을 분석해 보면 국공립대의 통 큰 지원도 사라진지 오래다.

올 초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가 분석한 ‘2019년 대학재정지원 현황’ 결과를 보면 국공립대의 지원 수준이 서울·수도권의 대형 사립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교연은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통해 2019년 대학들이 정부로부터 받은 학자금지원, 국공립대 경상비 지원을 제외한 일반지원 성격의 재정지원 수혜액을 사업별로 분석했다.

대교연은 교육부의 일반지원을 연구개발사업과 인력양성사업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개발사업의 재정지원 상위 10개 대학에 국립대는 서울대를 제외하고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등 3곳이 포함됐다. 인력양성사업 상위 10개 대학에는 부산대, 강원대, 전남대, 충남대 4곳이 들었다.

순위로 보더라도 지역 국립대의 지원 수준이 높지 않지만 규모로 비교해보면 상위 지원 대학과의 격차는 더욱 크다. 부산대의 연구개발사업 지원 금액은 85억여 원이지만 2위에 랭크된 연세대의 경우 203억여 원, 고려대 166억여 원 등으로 2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타 부처 지원으로 넓히면 국립대의 존재감은 더 미미해진다. 일반지원의 경우 교육부 외 타 부처의 지원 금액이 2조 8000억 원으로 교육부의 2조 5000억 원 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지원액의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교육부의 일반지원 상위 10개 대학에는 부산대를 비롯해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강원대 등이 포함돼 과반을 넘겼다. 반면 교육부 외 타 부처 지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재정지원 상위 10개 대학에 포함된 국립대는 서울대를 제외하고 부산대, 경북대 2곳에 그친다. 2위인 연세대와 비교해 지원 금액은 2배 이상으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

여기 포함된 국립대 모두 ‘연구중심 국립대’를 자처하는 거점 국립대이지만 이를 강조하기 무색할 정도다. 대교연 측은 “이러한 재정지원방식이 지속되면 대학의 다양한 연구개발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지방대의 연구기능 소멸을 우려했다.

■국립대도 위기… 집결하는 국립대 총장단= 지역 국립대의 어려움에 대한 우려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 지역 국립대 총장은 “국립대 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정원 부족에 따른 재정 위기로 대학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이는 국가적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국립대 총장들은 국립대 위기 극복을 위해 집결하고 있다. 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제1차 고등교육 정책포럼’을 열고 국립대의 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립대의 위기 뿐 아니라 지역대학, 나아가 대학 전체의 위기 해소를 위한 해법들도 쏟아졌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생태계의 위기는 이미 10년 이전부터 예고됐지만 이를 무시하고 넘긴 결과 국가거점국립대는 물론이고 지역대학의 고통은 정해진 미래였다”면서 “2030년까지 대학 생태계 전체를 대상으로 ‘새 판’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지학협력을 제안했다. 기업이나 산업체 협력을 뛰어넘어 지자체,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산학연관군민의 협력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총장은 “선진국의 산학협력 방식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역모델을 만들어 지학협력 만들어야한다”면서 “대학이 적극적으로 지역문제에 참여하는 지학협력으로 거듭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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