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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 … 폐업‧휴업 이어지는 대학가, 감사인사만 덩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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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의 성원에 감사합니다.”

10년 동안 신촌연세로에서 국밥을 팔며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국밥집은 짧은 감사인사만 남기고 문을 닫았다. 15평 즈음 돼 보이는 조그마한 가게 안은 공사 부자재만 가득 차 있었다.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도 힘들었지만 코로나19의 벽은 도저히 넘을 수 없었다는 게 폐업의 이유였다.

국밥집 맞은편에 있던 가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 전에는 치맥을 즐기던 젊은이들로 가득했던 2층 규모의 치킨집 유리창에도 빨간색으로 ‘임대’라는 안내만 적혀 있었다. 100걸음을 채 떼기도 전에 공실과 빈 건물들이 나타나기 부지기수였다.

점심시간이었지만 프렌차이즈 패스트푸드점 말고는 식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촌에서 대학생활을 했던 최재호 씨(33)는 “여기가 신촌이란 걸 알려주는 상징적인 가게들이 몇몇 남아있었는데 그런 가게들조차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걸 보니 안타깝다”며 “이제는 ‘대학가’라고 부를 때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더는 상상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폐업 업종은 요식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옷가게, 잡화점, 화장품 가게, 제과점, 안경원, 통신사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신촌 일대의 공실률은 서울 전체 평균치보다 높은 7%를 기록하고 있어 상황은 심각하다.

코로나19 때문에 8일 동안 분산해 열리는 하계졸업식이지만 연세로는 그 어느때보다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연세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8월 학위수여식은 영상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아쉬워할 졸업생들을 위해 가운과 학위모 대여, 졸업앨범ㆍ졸업증서 배부는 진행했다. 졸업식은 자고로 대학가 상권의 특수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코로나19가 버티고 있는 한 ‘졸업식 특수’는 더 이상 힘들게 됐다.

임시휴업을 내건 대학가 음식점과 이미 공실이 돼버린 건물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중앙대, 부산대, 숭실대, 건국대 인근 가게 (사진 = 허정윤 기자)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서울 광진구에 있는 건국대 앞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건대 상가 번영회에서는 “자영업과 소상공인만 죽이는 K방역. 우리도 살아야 한다”는 검정색 현수막을 가게마다 걸어놨다. 건국대는 2호선‧7호선이 지나는 건대입구역도 있고 ‘건대 맛의 거리’가 활성화돼 있는 곳이다. 하지만 여기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웠다. 건국대 병원이 근처임에도 문을 닫은 약국이 수두룩했다.

고려대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 중인 A씨도 “학생들이 오면 서비스 시간도 많이 넣어줄 때가 좋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저녁을 먹고 노래를 부르러 온 손님들이 노래를 더 부르고 싶어도 10시가 되면 칼같이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저녁 8시가 넘어갈 무렵에도 20개가 넘는 방 중에 고작 2개만 손님이 있었다. 국세청 통계에 의하면 최근 1년 사이 전국 노래방은 5%, 호프집은 11% 줄어들었다.

지역 대학가 상가에도 공실이 넘쳤다. ‘부대 앞’이라고 불리며 대학생 유동인구를 자랑했던 부산대 앞 상가들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많은 학생이 오가던 유명 패션 매장이 통째로 자리를 비웠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여름옷을 불티나게 팔았을 옷 가게들도 점포정리를 내건 모습이었고 폐업한 곳도 많았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임대료가 비싸기 마련이고 대학가도 그런 곳중 하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유동인구를 항상 유지해 주던 대학생들이 없어지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가게들이 속속 폐업 수순에 들어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상황이 됐다.

가게 중에는 폐업은 하지 않았지만 임시휴업을 내건 곳들도 많았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숭실대 앞의 한 치킨 가게는 “코로나19로 인해 1월은 잠시 쉬어가려 합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2월에 만나요”라고 친절한 안내 메시지를 출입문에 붙여 놨다. 하지만 새하얀 A4 용지의 색이 노랗게 변할 때까지도 가게는 문을 열지 못했다. 근처 닭갈빗집도 “임시휴업. 코로나19 영향으로 당분간 휴업합니다. 다음에 만나요”라고 했지만 기약없는 약속이 될 듯해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교육부는 거리두기 4단계라 할지라도 오는 2학기부터는 실험·실습·실기 수업과 방역이 쉬운 소규모 수업부터 대면수업을 허용한 상태다. 물론 대학 구성원의 백신 접종률과 소재지의 거리두기 단계 등을 고려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대면수업의 폭을 결정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들도 일단은 비대면 개강을 하되 확진자 증가세를 보고 대면 수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짧고 굵게 진행될 예정이었던 거리두기 4단계는 오히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지며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촌 일대의 서강대‧연세대·이화여대 등도 2학기 개강은 온라인으로 시작한다. 서강대는 10월 4일까지 모든 수업은 비대면으로 실시하고 이후 수업 방식은 개강 후 재결정해 공지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거리두기 4단계에 맞춰 2학기 신촌·국제캠퍼스 학위과정 모든 수업을 비대면 수업으로 운영한다. 이화여대도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한다.

고려대는 거리두기가 3단계 이하로 완화되면 실험·실습·실기 강좌와 소형 교과목의 대면 수업 또는 대면·비대면 병행 수업을 실시할 방침이지만 4단계에선 전면 비대면 수업을 한다고 공지했다.

신속진단키트를 도입해 2학기 대면 수업을 준비하던 서울대도 2학기 개강 첫날인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 성균관대는 4단계뿐만 아니라 3단계에서도 비대면으로 수업할 계획이다.

중앙대는 다음 달 1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10월 26일까지 학부 이론 강좌를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3단계 학사 운영원칙’을 적용한다. 2학기 개강 9주차 이후 학사운영 계획은 9월 말에 공지할 예정이고 정부의 지침과 대학생 백신접종 계획에 따라 수업 운영 방향이 변경 가능함을 알렸다.

또 한 번의 혹독한 여름방학을 보낸 대학가 상권은 숨통이 트일 거라 기대했던 2학기 개강 특수도 없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허정윤 기자 grow@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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