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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합네트워크, 대학 노력만으론 부족해... 통큰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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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국립대들이 학사 교류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최종 목표인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작동하려면 국가 차원의 통큰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국공립대를 하나의 연합체로 묶어 공동운영체제로 바꾼 통합형 국립대로 각 대학이 학교 자산이나 교수 등 인적 자산을 공유하는 형태를 말한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거점국립대, “대학 간 문호 활짝 열어 학사교류 공유” = 거점국립대학들이 학점 교류를 넘어 대학 간 문호를 개방하는 학사 교류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강원대·경북대·경상대·부산대·서울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10개 대학 총장들이 참여하는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는 지난해 10월 거점국립대학 간 학점 교류와 상호학점 인정을 골자로 하는 ‘거점국립대학교 학생 교류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10개 거점국립대 학생들은 적을 둔 대학에서 벗어나 실제 거주하는 지역에서 수업을 듣는 게 가능해진다. 일례로 부산에 거주하는 제주대생은 부산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제주지역 출신 부산대 학생은 제주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학가의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고 지역 간 이동이 자제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국립거점대학 간 교류방안은 오랫동안 논의돼 왔으나 협약 형태로 체결한 것은 처음인 데다 서울대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다만 통합 네트워크 논의에서 서울대는 빠져 있고 학점교류까지만 참여하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를 제외한 거점국립대학 9곳은 2018년도부터 국립대학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한 원격수업 학점 교류 사업을 시행해왔다.

거점국립대학들은 올해 1학기부터 본격적인 학사 교류를 진행해왔다. 지난 6월 경북대에서 열린 제1차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에서는 대학별 수업시간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사교류 활성화를 위한 대학 간 수업시간 조정’을 논의하기도 했다. 해당 안건을 제안한 전북대 관계자는 “어떤 대학은 1교시가 60분이고 또 다른 대학은 1교시가 75분인 것처럼 대학별 수업시간이 달라 학사교류의 핵심인 공동운영 교과목 설강에 어려움이 있어 안건으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마다 다른 성적 평가 기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거점국립대협의회의 회장교를 맡고 있는 제주대 관계자는 “10개 대학의 학사교류에 대한 정책연구를 11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는데 성적 평가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점 교류, 국립대통합네트워크로 가는 초석… 기재부 “국립대학간 학점 교류 인센티브 확대” = 거점국립대학들이 학점 교류가 국립대통합네트워크로 가는 기초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는 가운데 기재부도 국립대학 간 학점 교류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방침을 밝혔다. 실제로 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석언 제주대 총장은 지난해 10월 협약 체결의 의미에 대해 “학점 교류를 통해 각 대학의 학칙을 통일하게 되면 통합 대학의 길목으로 갈 수 있지 않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거점국립대학들은 학점 교류에서 더 나아가 공동학위제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통합 네트워크 구축을 국립대협의회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지난해 9월 “공동학위제를 함께 시행할 경우 학생들의 취업과 학교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인재할당으로 해당 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 및 대학 출신 지원자를 30% 채용하는 상황에서 소속 대학뿐만 아니라 다른 국립대학 학위도 취득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전북대 학위뿐만 아니라 부산대 학위 2개를 취득하면 양 지역 모두 지역인재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국립대학들의 움직임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모양새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9일 고등교육 분야 예산협의회에서 “대학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국립대학간 교수·학습자원 공유에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예산편성 중이라 결정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예산제출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에 확정될 예정인데 자율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열심히 하는 국립대에 예산지원을 확대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기재부, 몇십억 갖고 생색내지 말아야… 통큰 지원 필요” = 전문가들은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의 노력을 뒷받침해줄 국가의 지원이 전폭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 차원에서 대학의 교원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 교육혁명포럼 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학 간 연합대학 형식으로 인력을 공동 활용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대학 교원의 양적, 질적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등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도 촉구했다. 임 교수는 “고등교육 전반에 대해 기재부가 사양산업으로 인식하고 포기한 상태인데 고등교육을 포기하면 국가가 망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재정 당국의 대담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재부가 몇십억 주는 것 갖고 생색내지 말아야 한다. 인센티브 몇십억 원 갖고는 개혁은 시작도 못한다. OECD 국가들의 평균 고등교육 재정 부담액인 23조 원은 투입해야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의 책임도 언급했다. 반 교수는 “국립대학은 국가가 재단인데 국립대학들이 변화를 위해 노력하면 교육부가 나서서 어떻게 도와줄까 얘기해야지 설립 주체자가 방관한다는 건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장혜승 기자 zzang@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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