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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로망은 무슨… 저 대학생 맞나요, 졸업 앞둔 코로나 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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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라이프요? 학교에 간 적이 거의 없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남은 한 학기도 학교에 못 가면 그냥 졸업이죠 뭐."

지난해 수도권 한 전문대 보건의료전문과에 입학해 '막 학기'만을 남겨둔 김모(22)씨는 지난 3학기 동안 캠퍼스를 몇 번 밟아보지도 못했다.

곧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김씨의 휴대전화 연락처에는 아는 선배도 없고, 모니터 속에서만 뵌 교수님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기에도 데면데면하다.

김씨는 "실습도 비대면으로 하니 전공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돈이 아까운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다른 전문대 건강재할과에 재학 중인 전모(21)씨도 "MT도 못 가보고, 동기들은 친한 애들끼리만 어울려서 혼자서 수업을 오가는 애들도 많이 봤다"며 "대학 생활에 특별한 추억이 없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에 입학, 불과 몇 달 뒤면 학사모를 써야 할 '코로나 학번' 전문대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입학과 동시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줄곧 온라인 수업만 받은 데다 취업을 위해 필요한 실습수업마저도 비대면으로 이뤄져 '배운 게 없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을 통째로 노트북 앞에서 흘려보낸 이들은 취업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또 다른 전문대 호텔조리과에 다니는 최모(22)씨는 "실습이 제일 중요한데 실습할 기회가 없어서 제대로 배운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실습할 때 교수님이 하신 음식을 먹어보고 감을 잡고 음식의 재료를 가감하거나 변형해야 하는데 맛 자체를 보지 못하니까 그냥 기계적으로 따라 해야 해 아쉽다"고 했다.

간호, 보건, 사회복지 등 졸업을 하거나 자격·면허를 따려면 꼭 채워야 하는 실습 시간이 있는 학생들의 학교생활도 위태롭다.

간호사는 1천 시간, 사회복지사는 160시간의 현장실습이 필요한데, 현장실습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실습도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현장감도 떨어지고, 현장에 투입되더라도 실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은다.

강원도 한 전문대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신모(24)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병원에서 실습생 받는 것을 꺼리고, 학교에서도 조심스러워하는 탓에 1년 정도 실습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솔직히 비대면 실습은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체계적인 실습을 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치위생과에 다니는 다른 학생도 "기본적인 실습도 제대로 못 한 채 졸업한다고 생각하니 불안한데 그렇다고 등록금을 돌려주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아쉬워했다.

한편 교육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전문대학생들에게 자격증 응시 수수료와 교육 수강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문대학 2021년 졸업자 중 미취업자와 2022년 졸업예정자 등 3만 명에게 국가 공인 자격 취득·어학검정 수수료와 여러 교육 프로그램 이수에 드는 비용을 1인당 70만원 이내로 지원한다.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최령 인턴기자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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