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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히면 회복 불능··· 태풍의 눈 된 3주기 진단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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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폐 위기에 놓인 국내 대학들에 ‘살생부’라고도 불리는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 발표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주기 평가 때와 비교하면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배점이 크게 오르면서 이번 3주기 평가에서 대학별 희비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대학들로선 ‘충원율 감소’에 따른 감점 폭에 대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재정지원제한대학’ 18곳(일반대 9곳, 전문대 9곳)을 미리 공개한 바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된 대학은 진행하고 있는 재정지원사업 운영이 중단될 수 있고 앞으로의 국비 지원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 또한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실상 ‘퇴출 통보’나 다름없다.

다음 달인 8월에는 대학가에 또 하나의 큰 영향을 미칠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다. 3주기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전국 대학들의 긴장감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8월에 있을 교육부 발표는 앞선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다. 평가에 참여한 대학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선정대학’과 ‘미선정대학’으로만 구분한다. 일반재정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한다. 미선정 대학으로 분류되더라도 특수목적 재정지원 사업에는 지원할 수 있다.

어찌됐든 대학 재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일반재정 사업비’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른다는 점에서 3주기 평가 결과는 대학들에 아주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등록금 수입을 빼면 이렇다 할 재정 수입원이 없는 국내 대부분 대학의 특성상 국책 사업 수주는 재정 운용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위해 평가지표별 최소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을 위한 ‘바로미터’로 사용됐으며 최소 기준 가운데 3가지를 충족하지 못한 대학을 ‘재정지원제한대학 1유형’으로 지정하고 최소 기준 4가지 이상을 충족 못 하면 ‘재정지원제한대학 2유형’으로 지정했다.

교육부는 일반대와 전문대에 맞춘 평가지표별 최소 기준을 각각 제시했다. 이번 평가를 위해 교육부가 대학에 요구했던 지표값이라는 점에서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교육부는 일반대 기준 △교육비 환원율 127% △전임교원 확보율 68% △신입생 충원율 97% △재학생 충원율 86% △졸업생 취업률 56% △법정부담금 부담률 또는 법인전임금 비율 10% 등을 제시했다. 전문대를 기준으로는 △교육비 환원율 117% △전임교원 확보율 54% △신입생 충원율 90% △재학생 충원율 82% △졸업생 취업률 61% △법정부담금 부담률 또는 법인전입 금 비율 5% 등이다.

대학의 사활을 가를 3주기 평가에서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은 최대 변수로 꼽힌다. 교육부가 이번 평가에서 학생 충원율 관련 배점을 20점으로 종전 평가 배점 10점보다 두 배 높였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등으로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대학들은 이번 평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지방대를 중심으로 ‘모집 미달 대학’이 속출했다는 점을 본다면 3주기 기본역량진단 결과에서도 지방대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대학 정보공시 자료 중 가장 최근인 2020년을 기준으로 일반대와 전문대의 신입생 충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입생 충원율’ 90%를 넘기지 못한 곳은 일반대 17곳, 전문대 27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학이 정부 평가를 거쳐 3주기 기본역량진단 ‘선정대학’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다른 나머지 기준들을 월등한 수준으로 상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입시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대학들로서는 올해 평가 결과를 앞두고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경기도 소재의 한 대학 관계자는 “평가지표를 충족하는 데 하나라도 삐끗하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표 관리에 엄청난 신경을 써왔다”며 “교육 시장 특성상 한 번 낙인찍히면 이를 돌려놓기가 쉽지 않다. 특히 입학자원이 부족해 가뜩이나 신입생 유치도 힘든데 ‘조금 모자란 대학’이라는 인식까지 퍼지면 답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으로 들어서면서 대학별 정원감축을 사실상 자율에 맡겼고 그 결과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심화’ ‘지방대·전문대 몰락’을 초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2주기 때 수도권 대학만 배부르게 살찌워놓고 3주기 때 부실해진 지방대와 전문대는 알아서 문 닫을 준비하라고 하는 격이다”면서 “지금 지방을 보면 일반대나 전문대는 모두 교육이 아닌 평가를 위한 대학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고 꼬집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미선정대학’ 즉 탈락하는 대학의 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교육부는 불과 얼마남지 않은 다음 달인 8월, 3주기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김의진 기자 bonoya@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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