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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늦었다, 대학정책 패러다임 전환…어떻게 바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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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대회의실에서 정부의 대학정책을 성찰하고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학정책의 패러다임을 논의한 「대학정책의 패러다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대학학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서울대 교수), 윤지관 한국대학학회 편집위원(덕성여대 명예교수), 박정원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상지대 교수), 김재형 호남희망포럼 상임대표(조선대 교수), 장수명 교원대 교수,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 등 고등교육 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 허창수 충남대 교수가 사회를 맡은 토론회는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가 첫 번째 기조 발표자로 나섰다. ‘정부 대학정책 반성과 정책 패러다임의 혁신’이라는 주제에서 윤지관 교수는 1995년 5.31 교육개혁 이후, 25년간의 신자유주의 대학정책으로 서열과 불평등이 심화되었음을 지적하고, 탈근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대학정책의 패러다임으로 미래형 대학 공유 협력 모델, 특성화 추진, 특성별 변별적 기준의 대학 평가 및 지역 사학 공영화 정책의 필요를 제시했다.

윤 교수는 현 정부 대학정책의 모순적 성격으로 △대학 구조조정 국면에서 신자유주의 강화로 대학체제 모순 심화 초래 △서열구조 고착,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서울 수도권과 지역 격차 심화 △이념적 목표(고등교육 공적 기능 강화 및 대학 평준화)와 실제 정책(신자유주의적 경쟁 중심)의 자체 모순으로 인한 혼선 극대화를 지적했다.

대학구조조정 정책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 비해 시장주의가 더 강화됐다고 주장한 윤 교수는 지난 5월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침 혁신 지원 전략>에 대해서도 권역별 평가 강화를 통해 시장주의의 일부 개선 의도 및 특성화를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이 엿보이나,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적 경쟁적 조정 기조가 유지됨으로써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대학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기본방향으로 △시장주의 편향에서 공적 개입 강화 방향 △평준화 이념지향 폐기, 특성화 중심으로 전환 △사회 불평등, 불공정 해소의 축으로서의 대학: 지역균형발전과 계층격차 감소 지향 △탈근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미래대학: 비대면교육 활성화, 공유 및 협력, 평생교육기관 성격 강화를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윤 교수는 차기정부의 대학정책 추진 과제로 첫째, 교육 불평등·불공정 구조 개혁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교육의 국가책임제 시행, 기술직업 교육의 국가 책임, 그리고 일률적 대학 서열체제 혁파를 주장했다. 두 번째 추진 과제는 탈근대(뉴노멀시대) 대비 교육체제 정비로 이를 위한 세부 정책과제로 대학 간 공유 네트워크 활성화·지식독점 탈피 공유대학의 틀 구축, 국민평생교육 중심으로서의 대학을 주장했다. 윤 교수가 제시한 마지막 추진 과제는 지역균형발전의 축으로서의 대학으로 이를 위한 세부 정책과제로는 지역거점 연구중심대 형성과 각 지역 사학의 공영화 추진을 꼽았다.

▶ 이어 박정원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대학교육의 국가책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OECD 회원국은 평균적으로 대학교육비의 68%를 국가가 부담하고 개인이 29%를 내는 반면, 한국은 사부담이 62%, 공공부담이 38%임을 언급하면서, 고등교육의 무상화를 통해 편중된 대학재정지원과 학벌체제를 타파하고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위원회의 예산 46조 원이나 일자리 관할 예산 30조 원 중 10조 원만 활용해도 대학 무상교육 예산이 확보됨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모든 국민이 접근할 수 있게 고등교육 무상화를 실현해야 한다(대학 무상교육 확립). 둘째, 국가는 원하는 모든 국민이 거주지에서 고등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역마다 우수한 교육기관을 설립 운영해야 한다(지방대 지원 강화=대학의 수도권 집중 완화). 셋째, 사립대생과 공립대생을 차별하지 말고 균등하게 지원해야 한다(지방사립대 지원). 넷째, 사학 지원의 기준을 민주성과 공공성에 맞춰야 한다(사학의 공익성 강화). 다섯째, 높은 수준의 교육의 질을 유지해야 한다(고등교육의 질, 수월성 확보).”고 주장했다.

▶ 세 번째 발표자였던 강대중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은 ‘대학정책 패러다임의 혁신과 평생교육’의 주제 하에 건물로서의 학교가 언제까지 의미가 있을지, 고령사회와 성인학습자라는 새로운 인류가 나타난 시대에 어떻게 학습을 관리할 것인지, 달라진 시대에 달라진 지식의 습득, 보존, 가공, 생산의 양상과 대학 논의의 증폭 수단이 아닌 평생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네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김재형 조선대 교수는 ‘국가균형발전과 대학정책’이라는 주제로 지방 소멸 및 지방대의 위기를 설명하고, 대학은 상품이 아닌 공공재이므로, 기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 사립대의 공영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의 제정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지금이 대학교육을 개혁해야 할 때라는 김 교수는 교육혁명의 성숙된 세 조건을 들었다. 첫째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고등교육정책의 실패와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실패로 △지방 및 지방대학의 소멸 위기 △수도권으로의 경제력 집중 △수도권중심 대학의 서열화 확고 △사학비리와 사교육비 증가를 구체적인 예로 적시했다. 둘째 조건은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이다. 그리고 세 번째 성숙된 조건으로 팬데믹의 장기화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를 들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뉴노멀(New Normal)시대가 되면 지금처럼 유명대학의 학위보다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특정한 분야의 자격증이나 학위가 중요시되는 평생 교육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 예상했다.

김 교수는 실천적 해결책으로 대학의 공공성 실현을 들고 이를 가칭 ‘기본교육’이라 명명하며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학교육은 더 이상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이기 때문에 기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사립대학을 과감하게 공영화하여 저비용·고효율 상태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김 교수는 그 재원 마련 방안으로 △예산 지출 항목 간 조정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제시했다. 이어 지방사립대를 공영화하게 되면 민간부분 공교육비가 감소됨으로써 국민들의 소득이 보편적으로 증대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실효성 있는 국가균형발전정책의 수립과 실천을 강조하면서 △강도 높은 균형발전 정책의 수립과 추진 △장기적인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화 △행정기능과 권한의 지방정부 이양 △초중고 및 대학까지 포함된 교육자치제 실시 등을 제언했다.

▶ 이어진 토론에서 장수명 교원대 교수는 차기 정부의 대학 개혁 정책으로 서울 주요 대학들과 비수도권대학들의 상호경쟁 구조 창출, 국가가 사업이나 정책이 아니라 대학의 기본 역량을 충실히 하고 국가의 재정확대와 국공립 체제의 골조를 강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 소장은 대학에 대한 공적 개입의 강화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와 국내 경쟁에서 탈피한 국제 경쟁의 필요성, 획일적인 지원보다 대학들의 특성화 촉진과 차등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다.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는 대학정책 패러다임 전환 관련 국립대학법과 사립학교법 전면 개정의 필요성과 더불어 캘리포니아 주와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체제 현실과 대책을 비교하면서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마스터플랜처럼, 고등교육 마스터플랜을 구상할 위원회의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은 대학을 둘러싼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조율하기란 쉽지 않으나, 큰 틀에서 공유 연계 협력과 동반 성장의 고등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언급과 순천대와 전남대의 공동학과 운영을 예로 들었다.

이명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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