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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지원육성,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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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든 대학들이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대학들은 저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적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에 있어 무엇이 필요할까. △지방대 지원육성 △고등교육재정 확충 △미래교육에 대응한 대학평가 체계 재설계 등이 시급하다. 이에 본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공동기획을 통해 미래의 글로벌 고등교육기관으로 국내 대학들이 도약하기 위한 과제와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고등교육 분야 1인당 교육비 OECD 평균 한참 못 미쳐= 지방대 상황을 분석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투자 현실을 먼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지표 2020’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는 5.0%로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교육단계의 통계로 고등교육 분야만 따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초·중·고등학교 단계에서 GDP 대비 공교육비는 2017년 기준 정부 재원 비율이 3%로 OECD 평균인 3.1%에 근접한다. 민간재원의 경우 0.4%로 OECD 평균인 0.3%보다 0.1%p 높은 수준이다. 반면 고등교육의 경우 정부 비율은 0.6%로 OECD 평균인 1%에 한참 못 미친다. 민간과 정부의 공교육비 비율의 차이도 크다. 민간은 1%로 OECD 평균 0.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고등교육 분야는 정부 보다 민간의 재원이 더 많이 투입된다는 의미다.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 역시 초·중등교육은 OECD 평균을 웃돌았지만 고등교육에서는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2017년 기준 고등교육 분야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1만 633달러(약 1200만 원)인데 비해 OECD 평균은 1만 6327달러(약 1800만 원)로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대학 간 편차도 크다. 학생 1인당 교육(투자)비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19년 일반대학 및 교육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 평균은 1590만 원이었다. 수도권 대학 1인당 교육비 평균은 1785만 원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지만 비수도권 대학은 1427만 원에 그쳤다.

한국의 고등교육은 88%를 사립대가 차지하고 있는 구조다. 각각의 대학은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대학 소멸이 곧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 지방대에 직격탄… 신입생 충원율 강조하는 대학평가로 악순환= 지방대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학령인구의 감소다. 올해는 대입 정원이 대학 입학자원을 초과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많은 대학에서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었다. 학생 미달은 곧 대학의 존립과도 연결된다. 대부분의 대학 재정이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5월 공개한 ‘2021년도 대학 신입생 등록률’에서 대부분의 지역은 충원율 90%를 넘지 못했다. 경남 지역이 85%로 가장 낮았고 이어 경북 88.1%, 강원, 89.2%, 전북, 89.3%, 제주 89.4% 순으로 나타나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여파를 여실히 드러냈다. 일반대의 경우 지난해까지도 모두 90% 이상의 충원율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최대 10%p 하락한 것이다. 특히 서울(0.1%p), 경기(0.6%p), 인천(1.2%p), 세종(0.1%p) 등과 비교할 때 수도권과 지방의 편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신입생 충원율을 주요 평가 지표로 반영하는 현행 대학역량진단평가는 이런 대학의 상황을 더욱 악화한다는 지적이다. 충원율이 낮으면 국가장학금 제한, 정원 조정의 페널티가 주어질 뿐만 아니라 ‘부실 대학’으로 낙인찍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수도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 역시 지방대의 위기를 가속화 하는 요인 중 하나다. 4월 29일 대교협이 발표한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전체 모집인원은 34만 9124명(4년제 대학 기준)으로 2022학년도보다 2571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학이 증원한 모집인원의 86%는 수도권 대학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 대학 쏠림과 동시에 지방대 미달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자율성 부여·규제 개선 등 정부 지원 필요성 목소리↑= 이에 고등교육 분야 전문가들은 지방대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황홍규 대교협 사무총장은 5월 국회에서 열린 ‘고등교육 위기극복과 재정확충 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모집유보정원제 도입 △대학 자원 활용의 다양화 △대학에 부담을 주는 규제 개선 △대학의 자체적 재정 확충 역량 제고 △대학의 다양한 출구 경로 마련 △재정 투자의 획기적 확대 등 6가지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황 사무총장은 기존의 정부 주도 대학정원조정에서 벗어나 대학이 자율적·탄력적으로 정원을 운영할 수 있는 ‘모집유보정원제’를 강조했다. 대학은 모집유보정원제를 통해 학습자를 더욱 확대할 수 있고 학사 운영 구조의 다양화도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모집 단위에서 주·야간 수업이나 평일·주말 수업, 온·오프라인 과정을 개설하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외국인 학생 대상 과정을 넓히고 모집단위 편성과 운영을 허용하자는 주장도 덧붙였다.

지방대뿐 아니라 대학에 부담을 전가하는 규제 개선에 대한 주문도 나온다. 그중에서도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한 재검토 혹은 개선을 촉구하는 주장이 공통적이다. 획일적인 평가 방식이 지방대, 소규모 대학에 크게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평가 방식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지역 소멸을 가속화 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지자제-대학 협력기반 플랫폼 사업은 지역과 지방대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립경상대를 주관대학으로 한 ‘경남 공유대학(USG)’ 모델이 공개된 뒤 높은 관심이 집중됐다. 지자체 내 혁신기업과 대학이 손을 잡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기업은 채용과정에서 지역 대학 인재를 우대한다. 지자체는 이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게 된다.

올해는 이 사업에 대전·세종·충남 플랫폼이 신규 선정됐다. 그러나 사업 선정방식이 변경되면서 신청 지자체가 두 곳에 그쳐 지역균형발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한 지역 대학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지역 정착을 유도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사업 선정방식 변경은) 사업 취지에 역행하는 것으로 오히려 해당되지 못한 지역의 소멸은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대 육성법 실효성 높여야”… 혁신 공공 기관 지역인재 50% 채용법 등 발의= 지역에 집중할 수 있는 정책 주문이 나오는 가운데 지방대 육성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중 하나가 지역인재 의무채용이다. 지역으로 분산된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해당 지역 출신 인재로 채용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는 지난해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에서 지방대 육성을 위한 법·제도 개선의 하나로 지역인재 우대정책을 꼽았다. 지방대에 대한 적극적 우대정책은 국가균형발전과 직결된 문제이며 지방대는 지역발전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교연 역시 지역인재 우대 조항의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 △공공기관의 지방인재 채용 의무화 △채용 비율 규정 △예외조항의 최소화를 주문했다.

국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상향하고 법안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혁신 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을 골자로 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혁신도시법)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이 발의한 혁신도시법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50% 이상으로 상향하도록 법률에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법안에는 지역인재 범위에 지방대학원을 졸업하거나 수료한 사람을 포함했다. 이에 더해 지역인재 채용 대상이 부족한 경우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타 비수도권의 대학을 나온 청년도 채용할 수 있도록 적용 지역의 범위도 확대했다.

같은 당 김윤덕 의원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을 50%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올해 초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이전지역 소재 학교 출신 30%에 더해 이전지역 외 비수도권 소재 학교 출신 20%를 구분해 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법이 이전지역으로 제한된 채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임은희 대교연 연구원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대가 민간산업체까지 이끄는 선제적 조치라는 측면과 지역에서 청년들이 자리 잡고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2가지 측면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법안이 필요하다”면서 “궁극적으론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하지만 세계적인 저성장 속에서 당장 일자리 개선이 어렵다고 본다면 사회통합이나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정책을 펴야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easy@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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