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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 정년제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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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가 늙어가고 있다. 5명 중 1명은 60대 이상의 교수로, 이로 인해 역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테뉴어(Tenure, 정년보장)’ 남발이 이 같은 상황을 야기한 주원인으로 꼽힌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국립대의 경우 테뉴어를 받은 교수 비율이 너무 높다”며 “대학사회의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60대 교수를 대상으로 이원화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역동성 둔화되는 대학 사회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1월 ‘2020년 대학연구활동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에서 30대 이하 교원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반해, 60대 이상 전임교원 비율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교수의 경우 2015년 7279명으로 9.9%를 차지했지만 2019년에는 6328명(8.6%)으로 2.2%p 감소했다. 반면 60대 이상 교수는 2015년 1만2155명(16.5%)에서 2019년 1만5887명으로 증가해 21.5%로 집계됐다. 대학 교수 5명 중 1명은 60대 이상이라는 얘기다.

2010년 60대 이상 교수 비율은 13.9%였지만, 2014년에는 16.6%, 2018년에는 20.7%, 2019년에는 21.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고령화는 학생 교육과 연구력에서도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력 평가지표로 활용되는 연간 논문게재실적 현황을 살펴보면 30대 이하의 교수는 1인당 논문수가 0.82지만 60대 이상 교수는 0.65로 집계됐다. 1인당 연구비까지 들여다보면 대학 사회의 역동성이 확연히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공 분야의 경우 30대 이하 교수는 1인당 1.63개의 과제와 약 7천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하고 있는 반면 60대 이상 교수는 1.31개의 과제에 약 1억1800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하고 있다. 즉 30대 이하 교수가 평균 0.3개의 과제를 더 하고 있지만 연구비는 60대 이상이 4천만원 이상 더 수주한 것이다.

인문사회 분야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30대 이하 교수의 1인당 과제수는 0.56개이며, 1인당 연구비는 760여만원에 불과하다. 반면에 60대 이상 교수는 1인당 0.66개의 과제에 1인당 연구비는 2천여만원이다.

이공 분야와 인문사회 분야에서 30대 이하 교수의 연구비 점유율은 고작 4.8%인 반면 60대 이상 교수의 연구비 점유율은 17.4%로 집계됐다. 그러나 30대 이하 교수와 60대 이상 교수의 1인당 논문수와 과제수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령화 부작용에 신음하는 대학들

교수사회의 고령화로 대학들도 각종 부작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교수 적체 현상 ▲재정 부담 ▲연구 성과 감소 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교수 적체 현상은 30대 이하 신진 교수 비율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반해 60대 이상 교수 비율은 5명 중 1명일 정도로 늘어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고령층 교수가 늘어난 원인에는 1980년대 이후 정부가 추진한 대학 졸업정원제와 개방형 대학 설립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장기적 계획 없이 늘어난 교원 수만 수만명에 달한다. 당시 30대 초중반이었던 교수가 현재 교수 사회 연령층의 꼭대기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60대 이상의 교수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는 대학의 급여 부담도 커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60대 이상 교수들 대부분은 테뉴어를 받은 교수로, 높은 연차로 인해 30~40대 교수들보다 많은 급여를 받는다.

교수 적체현상이 불러온 또 다른 문제는 ‘교수 공동화’ 현상이다. 대학들이 재정 어려움을 핑계로 고령층 교수를 대신할 ‘젊은 교수’ 충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정부 주도의 등록금 동결과 정원 감축 정책으로 재정이 악화됐다며 교수 신규 채용에 몸을 사리고 있다. 최근 10년간 신규 채용된 전임교원 상당수가 정년이 보장되지 않은 비정년트랙 교원으로, 1~3년 단기계약을 하는 무기계약직 교수다.

연구 성과 감소와 관련해서는 앞서 언급된 것처럼 60대 이상 교수의 연구비 점유율이 30대 이하 교수와 비교해 4배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1인당 논문수와 과제수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으로 갈음할 수 있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퇴직 교수 자리에 젊고 능력 있는 신진 연구자들을 기용해야 대학의 사회적 책무, 연구 역량, 역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정부도 대학 경쟁력 강화, 비정규직 교수 양산 방지 대책으로 재정 지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뉴어 제도의 명(明)과 암(暗)

국내 대학 사회의 고령화는 테뉴어 남발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교수의 정년을 보장받는 테뉴어는 미국에서는 종신재직권을 의미한다. 본래 테뉴어는 권력과 재단 등 어떤 외압에도 창조적 학문연구 활동을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로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돼야만 사회적 편견, 정부나 대학 당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진리를 추구하고, 비인기 전공도 보호할 수 믿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테뉴어를 받은 60대 이상 교수들에 대한 견제 장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2014년 중앙대는 5년 연속 교수업적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교수 4명에게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해당 교수들은 모두 테뉴어를 받아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로, 정년 보장을 받은 교수에게 정직 처분을 내린 첫 사례다.

그러나 당시 교수 사회로부터 ‘방향은 맞으나 방법이 틀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본래의 취지와 달리 비판적인 교수들의 입막음 수단으로 쓰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문 발전이나 교육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페널티가 의미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미 정년이 보장됐기 때문에 연구 실적이 없어도 교수 자리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는 “테뉴어 교수들 때문에 대학의 비용구조가 경직됐다”며 “급여가 과도할 뿐만 아니라 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열심히 실적을 올릴 필요가 없어진 교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부작용 해결 위한 다양한 대책 필요

현재 국내 대학의 경우 테뉴어를 받은 교수 비율이 높지만 성과가 없어도 실질적으로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다.

대학 사회의 테뉴어 문제점을 지적해 온 박남기 교수는 ‘이원화된 임금피크제’ 도입을 제안했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 삭감한 임금만큼 고용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박 교수는 “성과급제를 반영한 임금피크제는 무조건적인 임금 삭감이 아닌 정당한 성과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원화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대학에서도 줄어든 급여만큼 재정 여력이 생겨 신임 교원을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대학역량평가 시 교수 1인당 학생 수 제한을 엄격하게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대학역량평가 기준은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25명, 이공계는 20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실제 대학역량평가에서 이를 100% 기준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30명이 넘어도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법정 정원을 100% 채우도록 평가 기준이 바뀐다면 수도권 대학 등 많은 대학에서 대거 신규 채용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

백두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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