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뉴스

학령인구 감소 직격탄 맞은 교·사대… 곳곳에서 갈등
  • 공유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인쇄
  • 즐겨찾기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그 여파가 교육대학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교대와 사범대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면서 거센 반발이 예고된다.

지난해 7월 교육부는 ‘미래교육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교원수급정책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19년 통계청 특별추계 결과 초등학생 수가 처음 예상보다 현저히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존 교원수급계획의 2021~2024년 공립 초등학교 신규 교원 채용규모를 일부 감축 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2월에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20년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교대·교원대 제외)를 발표했다. 진단결과는 A~E등급으로 나눠지며 C등급은 교원 양성 정원의 30%, D등급은 50%를 감축해야 한다. E등급을 받은 대학은 교원양성기능이 폐지된다. 평가 결과에 따라 사범대와 일반대 교육과 130명, 교직과정 1800여 명, 교육대학원 1200여 명 등 총 3200여 명의 정원 감축이 예상되고 있다.

■ 부산 지역 초등생 수 40% 감소 예상…부산대-부산교대 통폐합 갈등= 대학에서는 교·사대 통폐합 논의가 오가면서 이미 곳곳에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는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폐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폐합 논의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지난달 19일 대학 통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초 두 대학의 총장이 참석해 체결할 예정이었던 MOU는 부산교대 총동창회와 재학생 등의 반발로 서면으로 진행됐다.

통폐합의 가장 큰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 환경의 변화다. 향후 10년 이내 부산 지역의 초등학생 수가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원의 수 역시 몸집을 줄여야 할 대상이 됐다. 쟁점은 강제적인 ‘다운사이징’이다.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초등교원 양성 정원 조정 등의 관리는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자체 대학의 결정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역시 양 대학의 민주적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도 교육부에 “회피하지 말고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교대련 측은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 추진 계획 수립의 책임 주체인 교육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교원양성 체제와 관련된 논의의 책임 자체를 의견수렴을 위한 기구와 각 대학에 전가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에 한국외대 프·독·중 사법대 통폐합 진통= 이 같은 통폐합 논란은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외대도 3월 말 이사회를 열고 사범대인 프랑스어·독일어·중국어교육과 전체 인원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학과의 입학정원은 일괄 30%를 감축해 총 30명이 줄어들게 된다. 프랑스어·독일어·중국어교육과는 통합 돼 ‘외국어교육학부’ 내 전공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한국외대의 이번 변화는 지난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평가에서 한국외대 사범대는 전국 45개 사범대 중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았다. 평가 결과대로 교원 양성 정원을 30% 줄여야 한다. 이사회 측도 “교육부 교원양성기관평가 결과에 따라 사범대학에 대한 정원 감축을 진행하고 감축된 정원을 활용해 신설학부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과정이 순탄치 않다. 한국외대 사범대 총동문회와 재학생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외대 사범대 총학생회 측은 “C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학과를 통폐합 한다는 학교의 말은 보여주기식 눈속임”이라며 “현재 필요한 것은 교육과정과 환경에 대한 개선이지 피해자인 학생들을 또 한 번 희생시키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 대규모 초등 대기발령·선발 없는 중등 교원… 예고된 결과= 이처럼 곳곳에서 발생하는 교·사대 통폐합 논란을 두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변화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초등 임용고시에 합격하고 발령을 받지 못해 발령대기 상태인 초등 신규교사가 2700명(2020년 3월 기준)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합격하고도 2020년까지 대기 중인 인원은 124명이었다. 올해도 초등 임용 발령대기 교사 수는 2000명이 훌쩍 넘었다.

중등 교원의 경우 적체 현상은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과목별 편차가 심하다. 프랑스어 교사의 경우 2008년 1명을 선발한 이후 아직까지 해당 과목의 교원을 뽑지 않고 있다. 독일어는 2007년이 마지막 선발이었다.

반면 아직까지도 전국적으로 프랑스어교육과 학생의 정원은 선발인원을 훨씬 상회한다. 2020년 선발 기준으로 서울대는 15명, 한국외대는 18명이다. 프랑스어교육과(불어교육과)가 있는 부산대, 한국교원대 등을 합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독일어교육과도 이와 비슷하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의 교원 수급 정책 진단과 해법 어긋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교원 수급 정책이란 지적이다. 현재의 진단과 해법이 논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말 국가교육회의는 교육부에 “미래 학교와 교육과정에 적합한 교원양성체제 발전 방향의 단계적 추진 방법과 일정을 제시하라”고 권고했다. 국가교육회의는 “교원양성과 임용 규모의 불균형이 교원양성 교육 내실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하면서 “초등은 임용 규모에 맞게 정부가 양성 규모를 관리하고 중등은 양성 규모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한 체제 발전방안으로 권역별 교대 통합, 교대·거점국립대 통합 등을 제안하면서도 “개별 대학과 지역의 여건·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미뤄두는 모습을 보였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학부모가 기대하는 교육의 수준과 개별화 학습 측면에서 학생이 줄었으니 교사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며 “교원 수를 줄인다는 방식이 단순히 학생 수 감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교원 수 감소보다 교원 양성체제에 대한 기본적인 체제부터 정립하고 21세기형 교사 양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지희 기자 easy@unn.net

Copyright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전체보기
메뉴는 로그인이 필요한 회원전용 메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