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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은 위기인데… 지자체가 오히려 서울유학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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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가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인재의 ‘서울유학’에 많은 예산을 집행하고 있어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광역지자체가 서울·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숙과 장학금 등 운영에 지자체당 평균 30여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지방 대학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장학숙은 경기푸른미래관(경기)과 강원학사(강원), 충북학사(충북), 충남 서울학사관(충남), 전북 서울장학숙(전북), 남도학숙(전남·광주), 남명학사(경남), 탐라영재관(제주) 등 8개다.

8개 장학숙을 운영하고 있는 8개 광역지자체의 202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경기도 26억800만원 ▲강원도 24억7940만원 ▲충북도 25억1750만원 ▲충남도 43억6308만원 ▲전북도 30억1300만원 ▲전남도 29억8200만원 ▲경남도 26억1430만원 ▲제주도 3억670만원을 장학숙 운영과 시설 개선 지원금 등으로 각각 예산을 책정했다.



광역지자체 단위에서 장학숙을 운영하지 않는 대구·경북도 2017년부터 2022년 대경학사 건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지역 인재 유출’ 등의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이뤄지지 못했다.

광역지자체의 서울 등 수도권 장학숙 지원과 관련, 지방 대학 등 지방 교육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와 입학정원 미달 등으로 지방대학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광역지자체가 ‘서울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에게 주민이 내는 세금으로 장학숙과 장학금 등의 지원을 굳이 해야 하느냐는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장학숙 입사생 혜택 측면에서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우선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학숙은 1개월 평균 20만원 내외의 학사비를 지불하면 양질의 환경은 물론 식사까지 무료로 제공받게 된다. 서울시내 원룸 평균 월세는 50만~55만원 수준이다.

또한 각 장학숙에서 운영하는 토익 강좌와 공무원 시험 대비반 등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으며, 도민회와 장학숙 출신 동문회 등에서 지급하는 장학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A장학숙은 고시 준비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고시원도 운영하고 있다.

장학숙 입사생 선발과정에서도 성적이 기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기준으로 대학 신입생은 고등학교 내신 또는 수능 성적, 대학 재학생은 대학 성적을 반영한다. B장학숙은 학업성적을 75%, C장학숙은 60%를 각각 반영하고 있다.

광역지자체가 장학숙 등에 투자하는 것은 ‘지자체 지원을 받은 학생들이 우수 인재로 성장해 다시 지역 사회 발전을 이끈다’는 취지는 좋지만, 점점 심화되는 ‘수도권 쏠림현상’ 속에서 우수 인재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대학을 졸업해 본래 출신 지역으로 돌아오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 장학숙 관계자는 “처음부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정착할 생각으로 많은 학생이 장학숙에 입사하고 있다"며 "각 지역에서는 취업문이 좁기 때문에 지역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졸업생이 수도권에서 취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지방 대학 관계자는 “수도권과 지역 간의 인프라가 점차 벌어지고 있으며, 지역의 우수 인재들도 수도권으로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다”며 “지역 격차는 손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방 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광역·기초지자체 차원의 정책사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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