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 분야 임용후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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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혹 국내나 미국에서 교수직을 찾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올립니다. 저는 국내에서 석사까지 하고 미국에 나와 박사 5년, 같은 실험실에서 1년 더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포닥 생활을 한 지 4년 되었습니다.교수 자리는 좋은 페이퍼가 나온 작년 가을부터 알아보기 시작했고요, 이제 확실히 결정이 되어 내년 초에 제 실험실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분야는 바이오쪽입니다)

미국에 오랜 시간 살면서 문득 문득 그리워지는 한국의 친구들과 가족들 때문에, 좋은 기회가 생기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교수직을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한국에는 두 군데를 지원하려 했는데, 한곳은 지원 자격에 최근 3년간 몇 편 이상의 논문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고, 제가 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지원조차 못했습니다. 지금은 그 조건이 바뀌었는지 모르겠으나 1년 전에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다른 한곳만 지원을 했고, 미국에서 살 가능성도 열어두기 위해 미국의 학교들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들어갈 생각이 적지 않았고 지원한 한국의 학교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여 미국에서의 지원은 되면 정말 가고 싶을 것 같은 학교 5군데만 지원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교수를 뽑을 때 공고를 내기에 앞서 다른 학교의 chair들에게나 뽑고자 하는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고 종종 편지를 보냅니다. 제 교수는 이런 편지들을 무조건 실험실 복도에 붙여놓는데 저는 이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지원하기 전에 꼭 지도교수와 그 학교가 어떤지 상의를 했고요, 그 와중에 알게 된 것은 꽤 name value가 있는 학교라 할 지라도 어느 학교는 undergraduate중심이라 많은 teaching이 요구되고(Ithaca의C univ), 또 어느 학교는 competition을 최상 가치로 두어 신임일 때는 교수 생활이 stress의 연속이고 (다들 아시겠지요), 반면에 별로 유명하지 않더라도 실제로는 연구 환경이 꽤 괜찮은 몇몇 학교들 (UCD, UNC..)도 있고요. 학교를 선정하는데 이러한 정보를 많이 참조했고, 제게 가족이 있기 때문에 배우자의 직장과 아이들이 살기에 좋은 조건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지원서는 11월부터 3월초에 걸쳐 보냈고, 중간에 한국에 지원한 학교와 인터뷰를 하고 운이 좋게도 순조롭게 오퍼를 받았습니다. 오퍼를 받고 한 군데 갈 곳이 생겼다는 마음에 좀 걱정을 덜기도 했지만, 막상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에서 염려되는 부분들이 발견되고 이에 대한 해결이 쉽지 않아 바로 결정을 못하고 있던 차에 미국의 학교 두 군데에서 인터뷰요청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한국의 학교와 얘기하여 최종 결정까지 두서달의 시간을 벌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지금도 참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미국학교의 인터뷰는 많이 들으셨겠지만, 매우 빡빡한 일정에 사람의 진을 다 빼 놓습니다. 한 학교는 아침 7시 반에 committee chair가 저를 hotel에서 pickup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저녁 식사 후 9시경에 다시 hotel에 데려다 주었고 그 다음날 오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한 공개 세미나 외에는 교수들과 1대1만남이 계속되었고, 주로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하나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와 그 사람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 지지요. 미리 만나게 될 교수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는 대강 알아보고 가야 합니다. 1달 후에 2차 인터뷰 요청을 받았는데 이 때에는 chalk talk를 하고 또 5-6명의 교수들과 1대 1면접을 했지요. Chalk talk는 아주 중요한 과정인데, 저는 immediate plan과 long term plan으로 나누어 제 연구 계획을 약 한 시간에 걸쳐 얘기했습니다. 물론 말 그대로 칠판 앞에 서서 분필로 쓰고 그리며 했지요. Immediate plan은 aim 3가지로 나누어 각 aim에 대한 구체적 proposal도 발표했고요, long term plan은 조금 loose하게 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연구가 얼마나 의미 있고 중요한 지와 그 연구가 현실적으로 충분히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두 가지를 설득력 있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다른 한 학교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1차, 2차 인터뷰를 했는데 이 학교의 분위기는 많이 달랐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grant사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강조하더군요. 이렇게 두번째 학교까지 2차 인터뷰를 마친 때가 한국 오퍼 결정 D-day를 1 주일 앞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처음 학교에서 verbal 오퍼가 시간 내에 와서 한국의 오퍼는 결국 고사했습니다. 두번째 학교에서는 아쉽게도 오퍼를 못 받았습니다. Chair에게 어떤 부분에 제가 약했는지 우회적으로 물어보았더니, 제가 조금 새로운 분야를 해 보고자 제안한 long term plan에 몇 명의 교수들이 걱정을 했고 저를 뽑는데 결국 만장일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grant사정을 걱정하여 제가 이미 시작한 한 분야에만 집중하기를 원한 듯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첫 학교에서는 저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겁니다.

Verbal 오퍼 후에 3차 방문이 있었고 이 때에는 가족들과 4박5일 일정으로 방문하여 주변의 housing과 아이들 학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마지막 날에만 학교를 방문하여 제게 주어질 실험실과 주변 장비와 시설들 tour를 했습니다. 이때 draft offer letter를 받았는데 6 page에 걸쳐 열 가지 넘는 항목들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읽고 질문 사항이 있으면 질문하게 하더군요. 저도 nego가 있으리라 예상하여 질문사항을 준비해 갔었고 필요한 기기 list도 보여주고 이에 대한 토론도 했습니다. 제가 기대한 사항 중 영주권에 대한 사항이 빠져있어 그에 대한 요청만 했고, 직접적으로 그 자리에서 더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쪽에서도 이 offer가 draft니까 집에 돌아가서 생각해보고 질문이 더 있으면 계속 연락하자고 하더군요. 돌아와서는 지도 교수에게 draft offer 를 보여주고 제가 더 요구하고 싶은 것이 너무 무리한 것이 아닌지 상의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대부분을 퇴짜 맞았습니다. 연구 지원은 아주 좋은 편이고, 살기에 비싼 곳이니 housing support나 월급의 조정만 요구하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고민 끝에 지도 교수 말을 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단 한 가지 요구했던 월급 인상마저 받아 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신임에게 월급의 flexibility가 많지 않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아, 한가지 첨가된 게 있긴 하네요. 영주권신청에 대한 full support가 첨가되어 final offer letter를 받고 이제 서명을 앞두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이 학교는 작년 11월 초에 지원을 해서 4월과 5월에 걸쳐 인터뷰를 하고 6월에 verbal offer를 받고 8월에 draft letter를 받았으며 10월 초에야 final letter를 받았습니다. 결국 거의 1년이 걸린 셈이죠. 모든 학교가 이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나쁜 점은 마음 졸이는 시간이 길었다는 거고요, 좋은 점은 여러 차례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고 생각하고 알아볼 시간과 기회를 충분히 가졌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한국의 교수 채용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학교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무리 지원자가 한국 사람이고 그 학교가 한국에서 유명하다 해도, 제가 다니지 않은 학교인 이상은 모르는 게 많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하고 그에 답을 받고 하는 과정에서 서로 알아나가는 것인데 이 과정이 생략되거나 차단될 때는 일단 무언가 문제가 있구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신뢰감이 생기지 않죠. 이 부분이 제가 결정적으로 한국 학교의 오퍼를 고사하게 된 이유입니다. 어느 한 곳에서도 확실한 오퍼를 받지는 못한 상태였는데도요. 물론 앞으로는 많이 좋아지리라 봅니다. 한국은 워낙 변화가 빠르니까요.

저는 지원을 시작하고 나서 verbal offer를 받기까지 약 6개월간 밤잠을 많이 설쳤습니다. 한국에 갈 생각으로 미국에는 여러 군데 지원하지 않았는데 한국의 상황이 그다지 제게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마음이 조급해져 더 여러 곳에 지원할 걸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맘 고생을 좀 했는데 결국은 제가 가장 원했던 곳에 가게 되어 참 행운입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적어도 10군데 이상은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더라도 너무 조급하게 생각들 마시고 차분하게 한 계단 한 계단 밟아가시길 바랍니다. 그럼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모든 분들께 행운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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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준비에 관한 질문

자세하게 적어주신 후기 감사합니다.
그리고 임용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제 교수지원을 하기로 마음먹고 서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제 분야는 Biomedical engineering 입니다.

각 학교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공통적으로
1. CV
2. Teaching philosophy
3. Research interest
4. Four (or six) references
이더군요.

여기서 몇가지 궁금한 것이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1. CV 의 경우, detail CV라고 특히 명시된 것이 있는데 이 경우는 그간의 행한 연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적어야하는지요 ? 제 CV는 그동안의 연구를 적었으되, 요약 형식으로 적었습니다. 약간의 수정이 필요한 듯해서 질문드립니다.
2. Teaching philiosophy와 Research interest는 대략 몇페이지의 분량이 좋을지요 ? 특히 Research interest 작성이 제일 중요한 듯한데, 특히 어떤 점을 유의해야할지요.
3. References에 현재 한국에서 연구하시는 분들의 이름을 기재하여도 무방할지요 ? 이는 다름이 아니라, 미국에서 연구하시지 않기 때문에 recommnedation letter의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다소 궁금해서 입니다.

좀 긴 질문인데, 이제 갓 교수직에 도전하는 자에게 도움을 주시는 의미로 참고가 될 만한 답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교수 임용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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