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립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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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립 의대 테뉴어 트랙 임용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거의 20년 전 바이오메디컬 (학사 생물학)로 박사 받고 3년 정도 한국에서 지내다가

미국에 포닥을 왔고 7년여 전부터 비정년트랙 조교수 (라고 하지만 혹은 장수 포닥이라고 하는)로 있었습니다. 


지금 50대 초반 여자 입니다 (임신 육아 살림 등등 다 거쳤다는 말이죠).

한국에서는 IF 2-6 정도 제일 저자 논문을 5개 공저자 논문 5개 정도 냈고 (하도 오래 전 일이라), 미국 와서는 IF 10 정도 제일 저자 및 교신 저자 논문 5개 공저자 10개 정도 냈습니다. 리뷰 논문은 5개 정도.... 셀 네이쳐 사이언스는 없습니다. 


미국 그랜트 시스템을 몰라서 포닥 때는 그랜트 지원을 하지 않았고 그러면서 졸업 연한이 지나버려서 포닥 그랜트는 지원할 수가 없어서 (커리어에서 가장 큰 실수) , 비정년트랙 조교수 된 이후에 교수들이 지원할 수 있는 그랜트에 지원해서 교내 그랜트와 NIH 그랜트 2개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정년트랙 교수직은 지금 있는 곳에 가까운 R2 레벨의 대학에는 3년 전, 6년 전 지원해 보았지만 인터뷰 요청 못 받았고, 이번에는 전국적으로 20군데 정도 R1 (연구 중심 대학) 위주로 20개 정도 지원해서 3개 인터뷰 하고 최종 1곳에서 오퍼 받고 네고를 거쳐 임용되었습니다. 


45세 쯤에는 나이가 있어서 마음은 비우고, 그렇지만 학생들 가르치는 것이 제 소명이라 생각하고 있는 자리에서 대학원생 지도하고 (제가 공식 지도교수는 못 되었지만), 포닥처럼 실험해서 논문 쓰고, 교수처럼 생각하며 그랜트 쓰며 그러고 살다가 (나름 보람되고 행복하고), 3년 전 쯤 부터 주변에서 여러 사람들이 강력하게 권해서 어렵게 슬슬 용기를 내고 한 발씩 움직여서 작년부터 지원해서 1년이 가기 전에 결론이 났네요. 사실 45세 이후에는 비정년트랙 패컬티로서 커리어 워크샵등도 다니고 하면서 실험실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질들은 늘려 나갔습니다 (네트워킹, 그랜트 운용, 등등) 그런 과정들을 통해 패컬티 들과도 자주 대화를 나누고 하면서 배우게 된 것들이 많습니다. 


전 꿈이 교수가 되는 게 아니라 "좋은 교수"가 되는 것이라 제 자질 늘려가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지원한 번 못해보고 나이 먹고 이렇게 끝나나 (나중에 생각하니, 교수가 되야 좋은 교수가 되지... 참 바보로군... 생각한 적도 있죠) 싶었는데, 50이 넘어서 이렇게 되니 제 2의 인생이 시작된 것 같아서 맘편히 집중해 볼까 합니다.


일에 올인하지 않고 자녀, 남편과 관계 등등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제껴놓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래도 되나 불안했지만 50이 넘어 보니 그렇게 살길 잘 산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돈을 인생역전 생각하고 어딘가 다 거는 것을 도박이라고 부르듯이 나의 인생 전부를 한 곳에만 거는 것 또한 도박인 것 같습니다. 길게 보면 가족의 이해와 지원 없이는 가기 힘든 길이 이 길인 것 같습니다. 좀 느린 것 같아도 가족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틀리니 각자의 길이 있지만, 포닥 5-6년 안에 교수가 된 스탠다드한 길에서 벗어난 사람으로서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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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스럽습니다.

담담하게 글을 작성하셨지만 그간 얼마나 치열하고 쉽지 않게 사셨을지 짐작하기 어렵네요.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말이, 참 말이야 쉽지만 실천하는 것은 너무 너무 어렵지요.


쌓아오신 노력과 수고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임용 축하드리며, 연구자로서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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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너무 잘 되셨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좋은글로 경험을 공유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앞의 분이 이야기 하신것처럼 오랜만에 와닿는 글을 접했습니다. 


꿋꿋이 한걸음씩 나가셔서 목적지에 다다르신것에 존경을 표합니다. 앞으로 다른 목적지에도 글쓴분은 본인의 걸음으로 뚜벅뚜벅 나아가실 것 같네요.


앞으로의 행보도 응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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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정말로 앞에 분들 말씀처럼 오랜만에 마음에 와닿는 글이였습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좋은 교수"가 되는 것이라 생각하시고 자질을 늘려나가신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쳐가던 분들에게 희망이 되는 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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