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임용후기 (+주요대학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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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년에 한국 대학들에 조교수 (Tenure Track) 지원을 하고 임용 확정까지 과정에서 느낀 바를, 현재 교수 지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해 드리고자 우선 제 스펙부터 간단히 정리하겠습니다 (개인정보 보호상, 학교, 전공은 밝히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소위 말하는 유명 대에서 자연과학대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공대에서 석사를 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과 순위가 Top 5 안에 드는곳에서 Ph.D와 포닥을 하였습니다.
논문 실적은 개인적으로 서류전형 통과는 하겠다 하는 정도입니다 (최근 3년간 Nature 1저자 한편, Science 1저자 한편, Nature Material 공저자 한편 포함한 총 13편). 

같은 시기에 교수임용 준비하는 한국인 포닥분들과 (모두 Nature, Science 본지나 패밀리 저널 두 편씩은 가지고 계십니다) 정보를 공유하면서 소위 말하는 한국 공대 Top 10 대학들과 저희가 생각한 안정권 대학들 몇 군데를 추가로 지원을 하였습니다.
모두 목표는 KAIST 나 POSTECH 이었던 게 사실이고요.
놀랍게도, 상위 대학들 서류전형은 통과했지만, 안정권이라 생각한 대학들에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저희가 생각한 "안정권" 대학들에서 전화가 와서 "정말 올 거냐?"라고 의사를 묻더라고 다른 포닥 분께 들었는데, 아마 오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떨어뜨렸겠지 자위하고 있습니다.
정말 교수 되기가 힘들구나 다시한번 느낀 것이, 소위 말하는 Top 5 대학 "유명 학과"들은 Nature나 Science 본지가 없는 한 서류 통과도 못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저희 중 한분은 Nature, Science 본지에는 없지만 작년에만 Nature Material 1저자, Nature Nanotechnology 1저자로 있고 (물론 이외에도 많은 좋은 논문들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한국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는데도 불구하고 Top 5 모든 대학 (유명 학과) 서류전형 에서 떨어졌습니다.
제가 면접을 하러 간 한 대학에서, 우연히 저 외에 다른 후보자 2명의 실적을 보았는데, 역시나 Nature나 Science 본지에 논문이 있었습니다.

그 후, 연구발표 및 면접을 하면서, 저희가 다 미국에 오래 있어서 (8-10년) 그런지 몰라도 가장 놀랬던 것은 전임 교수를 채용하는데, 신입사원 뽑는 것처럼 후보자 3-5명을 하루에 다 몰아서 차례로 발표를 하고 심지어 교수들과 면담도 하지 않는 대학도 있었습니다.
교수가 될만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모셔간다는 개념이 아니라 "너희 한번 해봐라. 내가 보고 잘하는지 보겠다" 이런 분위기라서 너무 놀란 게 사실이었습니다.
연구발표 및 면접 과정을 통해 저희가 공통으로 느낀 점은 소위 말하는 유명한 학교는 다 이유가 있어서 유명한 것이었습니다.
연구 발표 후 질의 응답 때는 상위 대학들은 확실히 교수님들이 이해를 하고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질문을 하는 반면, 소위 하위 대학들은 (저희가 경험한 대학만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질문 자체가 정치적이고 단순히 공격적이기만 한게 사실이었습니다. 
심지어 "이걸 어디다 써먹을 건데?", "이거 누구나 다 할수 있는거 아냐?", "한국에 아는 교수가 누가 있지?" 라고 너무나 무례하거나 능력과 상관없는 질문을 하는 교수도 있었습니다 (과장없이 제가 받은 질문 워딩 그대로 옮겼습니다...). 

특히나 POSTECH 과 KAIST는 우리나라 최고가 될 수밖에 없구나 하고 직접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유일하게 교수를 뽑는다가 아니라 모셔간다고 느낄 수 있는 곳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드리자면, 유일하게 학과 모든 교수님들과 1:1로 충분한 시간동안 면담을 하였고, 학과장님이 직접 학교, 학과, 교수 아파트 등을 몇 시간 동안 자세히 투어 시켜주었습니다.
미국처럼 발표 및 면담이 1박 2일 풀로 후보자 한 명을 위해 배정되었고, 식사도 교수님들 모두와 다 같이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가장 고참인 교수님을 포함하여 단 한분도 후배 교수에게 반말하는것을 못 보았습니다. 또한 송구스러울 정도로 후보자들을 너무나 정중히 대해 주시더군요.
연구 발표 후 질의응답도 형식적이 아니라 이해를 하여야 나올 수 있는 수준 높은 질문들과 정말 학술 토론회처럼 의견 교환과 토론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였습니다. (제 경우에 질의 응답이 스케쥴 상으로 1시간 이었는데, 2시간 동안하다가 한 교수님이 밥 먹으로 갑시다 해서 웃으며 끝났습니다).
점심, 저녁 식사 후 쉬는 시간 및 마지막 스케쥴 이후에도, 몇몇 교수님들이 자기 오피스에서 추가로 토론을 하자고 제의 하시는 걸 보고, 확실히 틀리구나, 여기 오고 싶다라는 마음이 저절로 들게 만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미국에 오면서 다짐한게 무조건 미국에서 교수 생활를 하자 였습니다만, 면접을 가서 제 모든 마음을 POSTECH에 뺏기고, 다행히 오퍼가 들어와서 조교수로 임용되게 되었습니다.

제가 계속 미국에 있었던 관계로 한국 대학 사정들이 모르는 상황이라, 항상 선배님들이 써놓은 경험과 느낌들을 통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었습니다.
제가 너무 두서없이 느낀바만 나열 한것 같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궁금하신 점 질문 주시면, 시간이 나는 대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많으시고, 교수의 꿈을 이루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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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임용 축하드립니다.

여기까지 오시는 길 위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노력들, 어려움들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두 잘 이겨내시고 결실을 맺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원글자께서 쓰신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온사이트 인터뷰를 진행하면 진이 빠지도록 하루종일 교수들을 만나서 연구에 대해 대화하고 토론하고 밥 먹는 동안도 평가받는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의 모든 것이 까발려지는 과정이고 그래서 많은 시니어 분들이 be yourself라는 pep talk를 많이 해주시죠. 그러면서 느낀 것이 아, 이렇게 사람을 뽑으면 X라이는 자동적으로 걸러지겠구나... 학교(혹은 딘)의 교육이념과 벗어나는 사람도 걸러지겠구나, 연구의 방향성이 없거나 근시안적인 사람들 또한 걸러지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경험해보니 한국은 그런 면접을 진행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못한다기 보다는 안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교수를 뽑아서 학과에 어떤 이득이 오는가를 판단할때에 그 기준을 SCI 논문 몇편, 과제비 얼마 수주, 이런 기준으로만 판단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한국의 학교평가가 논문, 특허, 과제수주규모 등과 같은 정량적인 기준 위주로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교수들의 외부과제 수주규모는 클수록 간접비를 많이 떼어 갈 수 있기에 학교가 부자가 됩니다. 다른 평가기준인 외국인 학생비율은 특별히 교수가 할 수 있는게 없기에 "영어강의"능력을 주로 보게 됩니다. 취업률 역시 교수 개개인의 역량으로 좌우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교수에게 기대하는 바는 별로 없습니다. 물론 회사경력이 좀 있으면 산학과제 기대는 좀 하겠지만요. 

그러면 이렇게 SCI 논문을 많이 쓸 수 있고 과제를 얼마나 잘 딸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이 중요한데 이는 정성적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정성적 평가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누군가 공정한 잣대에 대해서 이견을 내면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미국식으로 학과의 10명 정도의 교수들을 만나게 하고 이들에게 voting도 하게 하고 의견도 내라고 해서 취합할 수는 있겠으나 최종적으로 결정은 커미티에서 날텐데 누군가 정성적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서 딴지를 걸면 불편한 일이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SCI 논문을 많이 쓸 수 있고 과제를 얼마나 잘 딸 수 있는가는 단순히 과거의 실적을 보고 그 실적을 미래에 프로젝션해보는 정량적 평가를 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누군가 불만을 표출해도 근거가 있으니 반박이 쉽습니다. 임용 과정에서 정성적 평가를 반영하기 어려운데 굳이 거기에 시간 써가면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의미가 크게 없게되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을 되게하는 일은 어려우나 안되게 하는 일은 쉽기에 자기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후보에게는 굳이 가서 나쁜소리하고 이상한 질문 던지는 것입니다. 다른 후보자들을 어떻게든 다 깎아내려야 본인이 원하는 후보자가 임용될 확률이 높아지겠죠.  (요즘은 직접적인 관계로 인해 이러한 짓을 하지는 못하죠. 하지만 어떤식으로든 연결이 되는... 같이 과제를 할 수 있을것 같은.. 혹은 다른 정치적 사안이 반영되어서 선호하는 후보자가 있을테지요)

암튼 이제 필드에 가셔서.. 말씀하신 두 대학이 변화해 온 것처럼 학계 여기저기 좋은 영향력을 끼치셔서 다른 대학들도 그런 분위기를 타도록 많은 노력 부탁드립니다. 진보된 시스템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타성에 젖지 않고 현재의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계속 계시던 분들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십니다. 문제제기도 하시고 아는 사람들이 바꾸려고 노력해야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타성에 젖지 않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원오브뎀이 될 수 있으니 함께 노력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지금의 마인드로 계속 지내면 시스템은 결국 바뀔거 같은데 그들도 어느새 기존의 권력에 붙고 세력싸움에 휘말리고 하다보면 시니어가 되는 시점에서는 지금의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이 있으신 분으로 보여서 당부의 말씀 함께 적어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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