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위기론 1: 시큰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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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오늘은 두편의 글을 동시에 소개합니다. <사람소리>에서 이공계위기론(?)과 관련해서 여러 논의들이 있었는데, 그것과 연관해서 어줍잖게 한번 적어본 글들입니다. 모쪼록 어떤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글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 더운 여름, 건강들 하세요 ^^

고민거리드림 (http://saramsori.new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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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거리
2003-05-26

< 이공계 위기론에 시큰둥한 이유 >

그냥 저의 개인적인 생각만 한번 나열해 보겠습니다. 오바하면 안되는데 ^^;;

전 개인적으로 이공계의 위기를 논하는 것에 솔직히 시큰둥합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제 밥그릇하고 연관이 되어서도 아니고, 또 그네들이 너무 과한 요구를 한다고 보기 때문도 아닙니다. 충분히 문제를 삼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누구나 투자한만큼 대접받고 싶은 건 인지상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시큰둥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첫째는, 위기론에서 "아예" 제외되어 있는 이들이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전 이공계 이외의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즉 전공분야간의 밥그릇 싸움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밥그릇싸움에 끼어들 수조차 없는 이들이 있다는 거지요. 이것을 보자면 구체적으로는 대학입시를 예로 들 수 있고, 보다 넓게는 한국의 교육현실을 봐줘야 합니다. 서울대 이공계 최악의 자퇴사태라는데, 아예 대학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이들이 수두룩 해요. 그리고 대학간에도 서열이 정해져 있고요. 그런데 한국의 교육현실은 "공정한 게임"을 보장해 준 적이 없습니다. 동일한 지능을 가지고 동일한 시간을 투자한다고 할 때, 고액과외는 고사하고 하다못해 과외라도 받아본 이랑, 그럴 재정능력이 안되는 이랑의 경쟁은 해보나 마나 입니다. 그리고 열악한 조건에서 똥빠지게 해서 고만고만한 점수를 받아 고만고만한 대학에 가고 싶어도, 등록금낼 능력이 없으면 대학 못갑니다. 그런데 벌써 여기서 부터 "계급"이 만들어져 버립니다.

그런데 이공계 위기를 촉발한 요인들 중의 하나는 "상대적 박탈감"인데, 즉 예를 들어 의대출신들에 비해 대접이 소홀하니 공부를 그만 둘려고 한다는 건데, 이건 한마디로 참 웃깁니다. 비유를 하자면 강남 8학군과 그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학군에 있는 이들간의 비교쯤 되는데, 아버지 농사를 도와주면서 시골의 어느 종고에 다니는 이들은 그럼 뭔가? "선택된 자들"의 논리는 너무나 가벼울 뿐만 아니라 듣는 이들을 짜증나게합니다. 지금 비정규직 종사자가 50%가 넘었다고 하는데......

물론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눈에 보이는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하겠지요. 기술개발이 안되면 수출이 안되고, 그럼 수출을 통해 먹고 사는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고로 결국엔 모두가 피보게 된다는..

두번째로 바로 여기서 전 또 시큰둥합니다.

사회적 가치를 산출하지 않는 이들은 없습니다. 유형 무형의 기여를 나름대로들 하고 있지요. 물론 눈에 보이는 산술적 경제가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첨단 기술로 쌈박한 제품을 만들어 10억불의 수출을 누가 했다면, 모두들 분명 "와!" 할 겁니다. 그리고 수출공로상을 받겠지요. 하지만 상받아야 될 인간들 이 세상에 너무나 많습니다. 대학내에만 국한해 봐도 대접도 제대로 못받으면서 사회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들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눈에 보이는 것만 쫓다 보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전쟁과 경제전쟁만 눈에 보이는 모양인데, 그것의 이면에는 또한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역사전쟁, 문화전쟁, 이데올로기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일을 담당하는 이들뿐만아니라, 심지어 기초과학에 종사하는 이들조차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접이 뭡니까! 연구라고 제대로 할 여건이라도 마련해 준다면 고마워서 눈물 흘리겠구만도. 그런데 어느 인간 하나 그러한 분야들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세번째로, 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그가 가진 자격증만이 아닙니다. 그가 가진 동기 역시 중요하지요. 그런데 흔히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지원하는 과들이나 응용분야들은 시장원칙에다 맡겨버려야 합니다. 이네들을 사회적으로나 공적으로 보호해줄 하등의 이유가 없어요. 지원책이 없어도 알아서 찾아가게 되어 있고, 차후 선택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합니다. 또 이공계의 경우 오히려 산업들과의 관련하에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죠. 물론 법조계나 의료계와 같은 독점적 지위를 가진 곳들이 있는데, 이것은 이제 해체시켜버려야죠. 정작 공익의 차원에서 지원해줘야 할 곳이 있다면, 자연계에서는 순수과학분야이고, 인문계에서는 "전통"자가 들어가는 연구와 사학, 그리고 언어학분야입니다. 예를 들어 철학은 지원해 주지 않아도 되는데, 좀 고롭긴 하지만, 철학이 가진 내재적 가치로 철학병 걸린 이들이 있기 때문에 굴러는 갑니다 ^^;;

그리고 네번째로, kkkk따그의 말처럼 이제 전공자들이 시야를 스스로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즉, 연구조건이 좋고, 대접이 좋은 곳을 찾아가면 됩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애국적(?) 발로는 제가 보건데 정말 허망한 겁니다. 그리고 한 국가가 해 준것 없이 조국에 봉사하라 그러면 그건 한마디로 G소리입니다. 게다가 민족 이전에 같이 갈 수없는 계급이 존재한다면, 더욱더 그러하지요. 그럼에도 공정치못한 게임에서 선택받은 이들은 떠나면 되는데 그러지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고, 또 아이러니하게 힘들게 공부한 이들일수록 고국을 더 생각하게 되나 봅니다...

여하간 이공계의 위기를 이야기하려면 차라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총제적인 문제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공계 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어느 누구도 타인들을 배려하지 않아요. 사회에다 무슨 요구를 할려면 공익적인 가치를 가질 때에 가능한데, 그러한 공익적인 측면들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공계만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가치들을 들이대면서 보다 나은 물질적인 대우들을 해 달라고 하면, 그냥 웃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경제와 기술위주의 사고만 하는 1차원적인 인간들이 많다보니, 자꾸 시끄럽게 하면 떨어지는 콩고물들은 있겠지요. 이공계 장학생선발, 연수프로그램, 정부 (투자)지원비인상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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