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여기 왜 있나? - 첫 전공수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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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이번에도 또 지각을 했네요 -.,- 죄송한 마음을 안고 먼저 올린 글의 2편을 소개합니다. 조야한 글이긴하지만,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제 글에 딸린 댓글들도 익명으로 처리해서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만드세요 ^^

고민거리 드림

**

< 자네 여기 왜 있나? (첫 전공수업 2) >

교수님의 질문을 받고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나긴 일어났습니다. 근데 답변할 게 영 시원치 않더군요. 그러다 우물쭈물 "잘 돌아가는지 시험해 보러 왔습니다."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교수님과 동기들이 눈이 뗑그레져서 절 응시하더군요. 그리곤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과학이 아주 발달한 어느 세계가 있습니다. 어디에 있는 별인지를 모릅니다. 그런데 과학이 발달하든 안하든 사람들은 무료해 합니다. 즉 무료함을 달래줄 어떤 쌈박한 놀이기구가 필요한 거지요. 근데 전 그 세계에서 놀이기구를 만드는 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발한 아이디어를 하나 가지게 되었고, 급기야 지금 우리의 세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별을 기준으로 봤을 때 과거의 어느 공간을 한번 만들어 본거지요. 이곳에서 무언가 색다른 경험을 하라고요.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일종의 놀이동산이고, 우린 지금 그것에 참여하고 있고, 전 제가 만든 것이라 잘 돌아가는 지 어떤지 확인해 보러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되었네요 ^^;;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하고나서 전 날아들 비난의 화살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시간이 정지되어 있더군요 ^^;; 아, 그런데 왠걸. 교수님과 학생들이 처음엔 절 신기한 듯이 바라보다가 여러 질문들을 하더군요. 기억나는 질문들만 한번 정리해 보면:

보통 한 인간이 70년을 사는데, 이러한 긴 시간을 이 세계를 만든 다른 세계와 비교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고 하더군요.

그때 왈: 이 세계를 만들 때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놀이를 하긴 하지만 너무 오래 걸리면 그 쪽 세계에서의 생활에 지장도 오니까요. 무료해지며 재미도 없고요. 그런데 그 쪽 세계와 지금 우리가 있는 세계의 시간은 다릅니다. 여기서의 70년은 그쪽 세계로 보자면 한 10여분에 지나지 않는 거지요.

그러자 또 교수님께서 질문하기를, 제가 정말 만들었는지, 이 세계가 만들어진 놀이동산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시더군요.

그때 왈: 그것도 이 세계를 만들 때 아주 힘든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 먼저 이 세계에 제대로 참여하려면 이전의 기억들이 지워져야 합니다. 그래야 간난아기때부터 새로운 삶을 경험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완전히 그렇게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기를 통해서 먼저 있던 이전의 세계의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알아내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는 오늘 이시간에 이전의 기억이 되살아나도록 제가 이곳에 올 때 어떤 조처를 해 두었었나 봅니다 ^^;;

그런데 이런 황당한 답변을 하면 동기들이 엄청 배꼽을 잡고 웃을 줄 알았는데, 아주 조용하두만요. 그리곤 몇 가지 동기들의 후속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한 동기가 묻기를, 어떤 이는 일찍 죽고 어떤 이는 늦게 죽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고 하더군요.

그때 왈: 이곳에 체제할 수 있는 기간은 다른 세계에 있을 때 자신이 산 티켓에 달려있다. 즉 많은 돈을 낸 경우 보다 오래 이 세계를 경험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참가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리고 놀이에 참여하고 있는 중에 아주 급한 일로 놀이를 중지하고 다시 되돌아 올 일이 생기는데, 그때는 그쪽 세계에서 불러낼 수가 있게 조처를 해 두었다.

그리곤 또 다른 한 동기가 질문을 하더군요: 이 세계에서 사람마다 맡은 역할, 지위, 신분, 성격이 다른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

그때 왈: 놀이에 참여하기 전에 자신이 선택을 할 수가 있다. 즉, 자신이 그쪽 세상에서 해 보지 못한 역할을 선택해서 이곳에 올 수가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이곳에서의 삶이란 예정되어 있는 필연적인 것인데 단지 기억이 지워져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모를 뿐이다.

그러자 그 동기가 다시 질문하기를, 그럼 이 세계에서 죽어 그 세계로 다시 돌아가면 어떤 일이 생기냐고 하더군요.

그때 왈: 놀이가 끝이 났으니 다시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한다.

좀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이도 있었는데, 지금 다 이야기해주면 재미없다고 하며 더 이상 이야기를 안해주었습니다. 영화도 먼저 본 이가 다 이야기 해버리면 재미없잖아요 ^^

그리곤 교수님의 안색을 살폈습니다. 조용히 절 쳐다보시두만 그러시더군요. "자네의 그 풍부한 상상력과 기존에 있는 이론들을 잘 접맥시키면 뭔가 나올 것 같네, 열심히 해보게나!" ^^

그런데 지금 제 꼬라지는 요모양 요꼴입니다 ^^;; 근데 수업을 마치고 동기들이 그러더군요. 철학하다 힘들면 사이비종교나 하나 만들라고요 ^^;; 그렇지 않아도 제가 삽신교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그것에 얽힌 전설(?)들이 많은데, 오늘은 삽신교의 노래를 하나 가르쳐드리지요.

삽신이란게 그렇잖아요. 정력없이는 안되잖아요. 테크닉을 원망마세요. 의자왕도 삽신교레요 ^^

재미없었죠 ^^;; 이상입니다. 모쪼록 두드려 패지는 마세요 ^^;;

아 참,
요즘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봐서 제가 만든 놀이기구가 잘 작동을 하고 있고, 장사도 점점 번창하나 봅니다 ^^

(질문 하나 드리고 가께요. 이쪽 세계에서 만난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세상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 중에서 전 지금의 와이프님이랑 결혼을 했는데, 위에 언급한 방식으로 이것의 필연성 또는 의미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요? 자신이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를 가지고 한번 시도해 보세요 ^^)


고민거리 (2003-01-17 09:57:29)

아 그리고, 그때 누군가 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것 같네요. 어차피 지금의 생이 놀이동산의 것이라면 아무렇게나 살아도 되지 않느냐고요. 놀이동산의 표를 사놓고 제대로 동참하지 않으면 바보입니다. 놀때는 확실하게 놀장 ^^


AAAA (2003-01-17 10:28:21)

전에 읽은 만화"네가 세상을 부수고 싶다면"이 생각납니다.한 여자가 연인인 남자를 죽입니다.수많은 장애를 뚫고 사랑을 성취하려는 순간에.발작적으로 그 남자가 자신을 비참하게 죽였다는 기억을 떠올리고.그게 전생이었거든요.그런데 그 전생에서 남자가 여자를 죽인 이유도 그 전의 전생에서 자신이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은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서 입니다.그 둘은 운명의 연인인데 수많은 전생에서 서로 엇갈려 사랑이 완성되는 순간에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 죽이고 죽여온거지요.
여기까지는 평범한데 갑자기 마지막 페이지에서 하늘의 신들이 나옵니다.거기 영재스쿨 같은 곳에 머리좋고 사회성 없는 꼬마가 어떤 수학모델을 가지고 '유리알 같은 세계'를 하나 만들어 가지고 놉니다.주위의 어른들이 그러지요."재주가 좋아 만든 모델이지만, 그 세계 속의 인간들은 끝없이 저러구 반복하는 건가?"
당사자들에게는 납득할 수 없는 비극의 연속이지만 실체는 어느 한 신의 미숙한 장난감에 불과했다는........같은 생각 하는 사람들이 많군요.^^


BBBB (2003-01-23 04:34:03)

언젠가 기차여행을 하는데 어느 늘씬한 여자와 함께 여행하는 꼬마녀석이(조그만 녀석이 총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차 창문 밖의 은하계를 하나 잡아 가지고 놀기에 "그러지 말아라! 우리가 그 은하계에 있단다"하고 혼내준 적이 있었습니다...
세상 가지고 장난치지 말기... ^^


고민거리 (2003-01-24 09:45:47)

AAAA님, 제가 만든(?)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장난감이 아닌디,,,,,이 점에서 제 이야기가 쬐금 더 인간적이지 않나요? ^^

근데 BBBB님께선 은하철도 999이야기 하시는 거 아닙니까? 철이하고,,,,, 그 미녀가 누구더라,,,,,메테르인강?!? 암튼, 장난이라니 이 사람아! 전 그래도 교수 앞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이야기 한 겁니다 ^^;; 헌데 은하계 하나를 가지고 논 철이를 혼내준 건 혹시 그 기차의 차장아니었나요? ^^ 언제 그런 일까정 하셨나요? ㅋㅋ

CCCC (2003-01-24 11:23:58)

뭔가를 미리 상정하고 그 전제로부터 이끌어내는 모든 담론은 결국 그 전제에 대한 물음으로 회귀하지요. 인생(세상)은 연극(무대)라는 메타퍼가 너무도 적확하게 우리 인간의 삶을 표현했다고 해서 그 표현만을 맹목적으로 인용한다면 우리의 사고는 그것에 종속되겠지요. 그러나 인간이 그러한 인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망정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그 고통을 감내하거나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것을 보지는 못하지요. 인생이 연극이라는, 신들이 조종하는 인형극이라고 말했던 선각자들은 적어도 (신을 통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 홀로서기를 시도한 자들이 아닐까요? 사실 그들의 사상이나 작품은 이를 증거하지요.(context로도 독법이 가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 주체의 문제를 가장 최초이자 진정으로 다룬 작가로 저는 셰익스피어를 들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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