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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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전 이별할 일이 있을 때 특히나 하늘을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또 그런 일이 있어서 한번 적어본 것인데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혹시 이별하실 일이 있으면 하늘을 한번 올려다 보세요 ^^ 그리고 행복하세요 ^^

고민거리 드림 (http://saramsori.new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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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 독일의 하늘이 유달리 청명합니다. 살다보니 이런 신기한 일도 다 있네요. 그런데 전혀 즐겁지가 않습니다.

집 창가 앞에 아주 큰 세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창을 통해 그쪽을 보면 꼭 원시림을 뜰에다 두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들 땜에 해가 집으로 들어 오지를 못했습니다. 그 나무들에 가리어 제가 이것 저것 심어두는 작은 텃밭에도 해가 잘 들지 않았었고요. 해가 귀한 독일이라 햇빛이 좀 더 많이 비출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그런데 어제 급기야 구청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그 세 그루의 나무를 밑동만 남겨두고 잘라 버렸습니다. 하지만 전혀 시원하지가 않아요. 지금 제 책상으로 햇빛이 넉넉하게 들어 옵니다. 그런데 전혀 기쁘지가 않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에 계신 가족들이 지금 하늘을 보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그리고 분명 오늘 청명한 하늘을 즐기고 또 기뻐하고 계신 분이 계시겠지요. 그러자 제 마음도 조금 밝아지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지금 넉넉한 하늘을 처음과는 조금 다른 마음과 눈으로 들여다 봅니다. 글을 적으면서도 몇 번씩이나.

의정부 훈련소에 입소하는 친구넘을 따라갔더랍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친구였고요. 그런데 이별이 너무나 슬프더군요. 저에겐 이별이란 말은 너무나 무겁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잘 견뎌내지를 못하고요. 그런데 제가 슬퍼하는 모습을 숨죽이고 바라 보던 친구넘이 시간이 되어 입소장으로 뛰어가며 한마디 외치더군요. 기차로 내려갈 때 꼭 한번 하늘을 봐라라고요. 그 녀석 말대로 기차타고 내려 오던 길에 하늘을 한번 바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녀석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게 되었고요.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 있다!"

그 친구가 입소장에 가기전에 저에게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을 사주었는데, 덕분에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그리고 무거움에 대해 또 생각해 볼 수 있었고요. 이별의 현장에서 전 그렇게 두가지 소중한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싸주는 하늘이 있습니다.

자취생활을 하면서, 또 유학 생활을 하면서 주체할 수 없었던 외로움이 밀려들 때면 전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하늘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지요. 하늘 아래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은 많지 않지요. 그러나 하늘 아래에서 나에게 의미 있는 것들이 많아짐을 봅니다. 그리고 그 의미들은 만남이 많아질수록 또 그렇게 늘어가더군요. 바로 제가 사랑하는 이들 속에서 그들의 하늘을 볼 수 있었고 또 사랑하게 된 것처럼요.

그리고 하늘은 저에게 어우러짐입니다.

하늘 아래에서 그리고 하늘 속에서 무수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모습들이 어우러지고 또 무수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색깔들이 어우러지더군요. 자기 안에 무수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자기들이 있듯이,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나라는 이름으로 불려질 수 있듯이, 하늘 아래에서 그리고 하늘이라는 이름으로 무수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것들이 어우러질 수 있음을 전 사랑합니다. 사람소리에 하늘을 담고 싶네요. 그리고 그 하늘은 우리의 하늘이 되겠지요.

제가 지금 바라 보고 있는 하늘 아래에 제가 알게되어 사랑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또 한 사람을 알게 되었고요. 비록 잠시의 이별이 생겨날지라도 하늘 아래에서 또 이렇게 저에게 의미가 하나 더 생겨났네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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